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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직장 무기력증도 질병이다

진성철 / 경제부 차장
진성철 / 경제부 차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6/15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9/06/14 19:36

# 과중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는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분위기가 암울해지고 만사에 부정적이라는 주의의 평을 듣는다. 그는 그냥 '귀차니즘'에서 비롯된 것이라 무시했다가 병원에서 무기력증 진단을 받았다. 몸의 건강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혈압, 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도 정상에서 벗어나 약물 및 정신 치료를 받는 중이다.

# 매사 업무와 일상에서 목표를 높게 세우고 달려오던 이모씨도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다. 그는 업무에 대해서 매우 냉소적이게 됐고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려 결국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삶의 여유를 느끼려 한적한 곳으로 가서 1년간 머물 예정이다.

현대인들은 24시간도 모자를 만큼 바쁘게 산다. 팍팍한 일상에다 돈과 경쟁에 치이는 삶 속에서 자기계발이라는 채찍질까지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 구조에 갇혀서 말이다. 특히 이민자들은 언어장벽 및 문화차이도 이겨내야 하는 등의 이중 삼중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은 공허해지고 몸은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에 쉽게 빠진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직장 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무기력증(번아웃)을 질병으로 인정했다. 의사들이 번아웃 증상으로 진단하는 기준은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등이다.

탈진은 용어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신체 또는 정신적으로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사람이 탈진하면 일에 대한 시각도 부정적이게 변한다. 과도한 업무와 일에 대한 시간 압박에 쫓기거나 업무에서의 자율권이 부족한 경우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

냉소주의는 업무와 관련된 비관과 냉소적인 감정으로 심하면 업무 몰입도가 현격하게 떨어진다. 과중한 업무, 불공정한 상황,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소외 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반복적인 냉소주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잃게 하는 신호다. 비능률은 말 그대로 무능력함을 느끼는 감정이다. 비능률은 탈진과 냉소주의와 흔히 동반해서 나타난다.

현대 직장인들에게 번아웃은 피할 수 없는 질병이다. 증상을 빨리 파악해 이를 극복하고 미리 알고 예방하면 좀더 여유있는 직장인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피로한 몸을 회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일에서 무조건 벗어나 충분한 휴식과 영양상태를 증진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행복감을 고취시키는 명상이나 자연을 즐기는 여가활동을 늘려야 한다. 현실적으로 일에서 벗어나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식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철저한 업무 관리도 따라야 한다는 조언도 잊어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업무를 제어하고 관점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대인관계를 더 넓히고 자기계발을 충실하게 하는 것도 냉소주의나 비능률에서 오는 무능력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비슷한 증상을 느끼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에 도움을 주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만약 혼자 극복이 안 된다면 질병인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는 것도 좋다.

jin.sungch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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