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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토크]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의 속뜻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계략에 민주당이 또 넘어갔다.

트럼프는 지난 14일 트위터에서 민주당 극좌 초선의원 4인방을 향해 "미국이 그렇게 싫으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비판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패하고 무능하며 재앙적 국가 출신의 민주당 좌파 여성 의원들이 위대한 미국을 두고 안 좋게 말하는 것을 봤다"며 "망가지고 범죄가 들끓는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서 거기부터 고치고 돌아오라"라고 했다.

트럼프가 겨냥한 초선 의원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30·뉴욕), 일한 오마르(37·미네소타), 라시다 틀라입(43·미시간),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45·매사추세츠)이다. 오카시오-코르테즈는 푸에르토리코계, 오마르는 소말리아계, 틀라입은 팔레스타인 난민 2세, 프레슬리는 흑인이다.

예상대로 민주당과 그들의 동지인 주류언론은 '인종차별' 카드를 꺼냈다. 기존 정치인이라면 사과를 표명하고 사임했을 일. 그러나 트럼프는 즉각 '더블다운(double-down)'에 들어갔다. 정치뉴스에서 '더블다운'은 언론이나 일부 여론의 사과요구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때 쓰는 표현이다.



대다수 언론은 트럼프가 이들을 비판했다는 사실에만 집중했다. '왜' 비판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오마르는 자신의 친오빠와 결혼해 미국에 왔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판사에게 테러단체 IS국가 멤버 선처를 호소하고, 9·11 테러에 대해선 "그냥 어떤 사람들이 어떤 짓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틀라입은 유대인 600만 명이 학살된 홀로코스트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는 현재의 미국을 두고 "쓰레기", 멕시코 국경을 단속하는 연방정부에 대해선 "강제수용소"라고 했다. "불체자가 이들의 입국을 막으려는 미국인보다 더 미국인답다"는 말도 했다.

프레슬리는 극좌 폭력단체인 안티파가 워싱턴주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건물을 파손하는 행위를 옹호했다.

주류언론 보도만 보면 이런 팩트는 없다. 트럼프가 느닷없이 소수계 인종 의원들을 싸잡아 비난한 모습만 부각하고 있다. 다행히 언론을 향한 불신이 커지면서 미국인들도 더 이상 속지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 지지율도 탄력을 받았다. 지난 17일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p 오르며 50%를 기록했다.

민주당도 역풍을 두려워하고 있다. 트럼프 탄핵 결의안이 하원에서 발의됐지만 찬성 95 대 반대 332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부결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5년 6월 트럼프 대선출마 때와 판박이다.

당시 트럼프는 불법체류자 문제를 언급하면서 "멕시코는 살인범, 성폭행범 등 문제 많은 사람들을 미국으로 대거 보내고 있다"고 말해 언론은 물론, 공화와 민주 양당의 맹폭을 받았다. 그럼에도 "진실 앞에서 결코 사과할 수 없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경선 지지율 1위로 뛰어올랐고, 급기야 백악관에 입성했다.

19일 현재 그는 6일 연속 극좌 4인방을 비난하고 있다. 느닷없는 공격이 아니다. 지난 15일 노스캐롤라이나 유세 때 그는 "민주당도 미쳐가고 있다"고 했다.

'이들 4인방=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미국인들 머릿속에 심으려는 게 그의 목적이다.


원용석 디지털부장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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