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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있는 그림을 만나러 오세요" 이수 갤러리 부부 관장

자동차 바디샵 사장서 갤러리 관장으로
미술품 컬렉터로 20년간 300여점 수집

오는 10일 LA한인타운에 개관하는 '이수 갤러리'의 데이비드 이와 비비안 이 부부 관장. 오픈닝 기념 전시로 300점의 소장품 중 25점을 선보인다. 뒤편으로 에머슨 웨플러의 작품(가운데)과 알버트 라폴스 카사메다의 작품(오른쪽).

오는 10일 LA한인타운에 개관하는 '이수 갤러리'의 데이비드 이와 비비안 이 부부 관장. 오픈닝 기념 전시로 300점의 소장품 중 25점을 선보인다. 뒤편으로 에머슨 웨플러의 작품(가운데)과 알버트 라폴스 카사메다의 작품(오른쪽).

“그림에 미친 사람이다.” 남편에 대한 한마디다. 오는 10일 LA한인타운에 오픈하는 이수 갤러리(Leesu Gallery)의 비비안 이 관장이 남편이자 함께 갤러리를 운영할 데이비드 이 관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 시간 이상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그만큼 잘 표현한 설명이 없다. 자연스럽게 비비안 이 관장에게 한마디를 건넸다. ”고생하셨겠어요.”

데이비드 이 관장은 미술 좀 안다는 한인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하다. 미술품 수집가(Collector)로다. 지난 20년간 300여 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수집했다. 그 중에는 천경자, 백남준, 장욱진, 서도호부터 폴 맥카시, 키스 헤링까지 감히(?) 소유하기 힘든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 정도 되면 이 관장을 상당한 재력가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는 부자가 아니다. 일반적인 미술품 컬렉터들처럼 돈이 많아서 미술품을 수집한 것이 아니어서다. LA한인타운에서 30년간 운영한 자동차 바디샵에서 직접 망치질해가며 번 돈으로 한 점 한 점 사들인 미술품들이다. 그렇게 귀하게 모은 작품들을 이 관장이 이제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한다. 그가 꿈꿔왔던 갤러리를 통해서다. 1200sf의 그의 작은 갤러리는 이 관장의 자동차 바디샵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다. 관람객이 원하면 잠시 연장을 놓고 언제라도 달려가 작품에 대해 함께 얘기해주고 싶어서다.

-갤러리 첫 전시다. 어떤 작품을 소개할 건가.



"우선 소장하고 있는 300여 점의 작품 중 25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백남준의 작품부터 운보 김기창,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최영걸 한국화가, LA모더니즘의 조상(Grandfather of LA Modernism)이라고 불리는 에머슨 웨플러, 캘리포니아의 추상표현주의 작가 한스 버크하트 등을 선보인다. 또 오프닝 때는 특별히 5미터 폭의 십장생도 대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돈이 많지 않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300여 점은 설명이 안 된다.

"인연이 있는 그림은 반드시 나를 찾아 온다. 사실 백만달러는 커녕 집에 현금이 거의 없다. 대부분 작품을 구입하는데 썼다. 그저 열심히 공부하고 발품을 팔아가면서 중견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찾아다녔고, 작은 작품부터 꾸준히 거래를 하면서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등의 멤버십을 획득했다. 운도 좋았다. 지금도 많지 않지만 10~15년 전에는 LA 한인들 중 그림을 사는 사람이 더 없었다. 한번은 부모에게 받은 한국 미술품을 팔겠다고 나왔는데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운 좋게도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내가 천경자나 장욱진, 키스 해링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나."

-앞으로는 어떤 종류의 전시를 할 계획인가.

"아마 한인타운에 있는 갤러리와는 좀 다른 전시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우선 이번 전시처럼 수집한 300여 점의 작품들을 보여주는 것을 기본으로, 의미가 있는 전시나 젊은 작가 양성을 지원하는 전시를 위해서는 갤러리를 무료로 오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쌓아온 작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좋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물론 전시는 기본적으로 데이터 베이스(매매 이력)를 가진 작품들이 될 것이다."

-꼭 매매 이력이 있어야 하나.

"데이터 베이스는 중요하다. 데이터 베이스가 없는 작품은 미술계에서 데코(장식품)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한인 작가들 중 다수가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는 점이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케팅을 못했기 때문이다. 아트도 마케팅이 중요하다. 마케팅을 제대로 못해 한인들의 작품이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갤러리에서 작품도 판매하게 될 텐데. 이제는 수집이 아닌 파는 쪽에 중점하는 것인가.

"아니다. 예전에는 자식 같은 작품들을 어떻게 파나 싶었다. 생각해보니 필요한 부분이다. 작품을 파는 데는 이유가 있다. 더 좋은 작품을 사기 위해서다."

-한인타운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게 쉽지는 않다. 여러 갤러리가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

"내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단하다. 갤러리 운영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팔면 해결된다."

◇이수 갤러리는
올림픽 가에 위치한 갤러리는 월~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오픈한다.
오프닝 리셉션은 10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다.
▶갤러리 주소: 4012 W. olympic Blvd. LA.

▶문의:(323)424-3218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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