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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민 칼럼] 세련되어져야 할 의사표시

예로부터 인간은 어떤 절정에 이르는 환경에 처하면 다양한 형태로 자신들의 결기를 행위로 표현했었다. 대화가 않되고, 뜻이 통하지 않으면, 또는 결의에 찬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일상상식 을 벗어난 행위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곤 했다. 예를 들면,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 앞에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회개의 표시로 저들은 옷을 찢거나, 옷에 재를 묻히며 기도한 것을 볼 수 있다. 자신들의 죄가 옷에 재가 묻은 것 처럼 더럽다는 것을 말한 것이며, 그렇게 하는 것으로 속죄를 표현했다.

그들은 그렇게 했을 뿐만 아니라, 금식까지 단행했다. 죄지은 자가 먹는 것까지 챙기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진심을 드러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배고픔의 고통을 겪어가며 회개의 진정성을 나타내려 한 것이다. 금식은 먹지 못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성을 무릅쓴 결기의 표시라 할 수 있다. 금식은 영양공급의 단절로 죽을 수도 있는 일이어서 그만한 사안의 가치가 있을 때 주로 한다.

한국을 예로 든다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회복과, 그에 따른 지방자치제도 설립을 위해 금식하는 것으로 그들의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어린아이가 밥투정 때문에 밥을 않먹는다든가, 실연을 해서 식사를 거절 한다든가 하는 것은 공공의 유익성과는 관계가 없어 별 의미가 없음으로 금식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기가 어렵다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의 의사 표시 중 또 다른 하나는 삭발을 하는 것이다. 삭발은 정치하는 사람들 뿐만이 아닌 어느 분야에서건 오랜 기간동안 한국인들의 의사 표시로 행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좀 더 깊은 내면에는 저항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삭발역시, 어떤 지대한 공공의 이익을 가져오는 그런 목적으로 해야 인정을 받는데, 요즈음엔 정치적 반대의견 정도의 표출로 너무 흔하게 나타나는 일이 되어 동정이나 지지받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 측면이 있다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의 결기를 다지는 또 다른 의사표현 중에 삼보일배가 있다. 그것은 주로 고대 불교같은 종교 에서 고행을 통해 속죄하려는 의미에서 행해지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던 것이 현대에 와서는 그 역시 저항의식으로 발전되어 그런 행위를 통해 막혔던 자신의 주장이나 의사를 행동으로 배출시켜 마음의 위로를 스스로 받는 것으로 행해지고 있다. 특히, 삼보일배를 행하는 자들은 뜻이 있고 목적이 있어 그렇게 하므로 자신들은 그 당위성을 주장하겠지만, 이성과 과학적 사고를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이해하기에 어려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어떤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 또는 어떻게 공공의 유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살펴보고, 그것이 개인자신의 신앙 행위로서 이웃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면 공공장소에서 해서는 않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성과 과학적 사고로 인류문명을 이룬 현대사회에 무속적 고행행위로 삼보일배 같은 것을 공개적으로 공공도로 에서 하는 것은 의사 표현의 자유치고는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다 의식의 부재, 능력 부재의 결과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은 결국은 관심을 끌게 하여 해결책을 국민이나 시민들에게 떠 넘기는 의미를 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금식이나, 삭발이나, 삼보일배 같은 의사표시는 비생산, 비이성적인 것으로서, 그런 자해적 접근 방법은 사회에 공적으로 나타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행위가 비 사회성을 가지고 있어서 성경의 예수님도 기도하려면 골방에 들어가 혼자 조용하게 하라 하셨고, 금식할 때는 금식한다는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하라 하시기도 했다.

이제는 좀 발전적이고 민주적 입장에서 모든 사물을 바라보고 비평하고 평가하는 그런 사고를 해야겠다. 사회가 그런 구조로 되어 있고, 시대가 그런 사고방식을 요청하고 있다. 마지막 의사표현 수단으로 금식도 하고, 삭발도 하고, 길거리에서 절할 수도 있지만, 어떤 사안에 수긍도 하고, 인정도 하고, 민주주의 방식으로 공감을 얻어 해결하려는 그런 자세가 필요 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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