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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국인 미술가들-33] 화가 김규태, 전통화에 예술혼을 담는다

'내적 에너지' 가진 그림 추구…일본인 소장자 후원회도 결성

화가 김규태는 1952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뉴저지주 잉글우드클립스에 살면서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브라질·미국에서 2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고, 목우회전과 신작전 등 유수 그룹전에 100회 이상 참가했다.

일본 도쿄 비스추세카이 화랑 전속작가로 일본인 소장자들 중심의 후원회가 결성돼 있는 등 한국인으로는 최고 인기 화가다.

김규태는 가난한 어린 시절 그림에 일생을 걸기로 결심하고 의제 허백련의 제자이며 한국 남종화의 대가인 김옥진 문하에 들어가 그림을 배웠다. 김규태는 젊은 시절 사군자(四君子)와 화조(花鳥), 산수(山水) 등 한국의 전통적인 그림에 밤낮을 잊고 매진했고 그 결과 일정한 경지에 올랐다.

김규태는 1980년대 브라질로 이민하기 전 한국미술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촉망 받는 신예작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김규태는 브라질로 이민해 각고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겪던 중 1990년대 어느 날 그림을 그리다 비상한 체험을 하게 된다.

사실 김규태는 어린 시절부터 꿈 속에서 수염이 허옇게 난 도인으로부터 새를 그리는 기법 등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날 김규태는 한 영(靈), 곧 예술혼(藝術魂)이 자신에게 들어와 ‘스스로 그림을 그리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된다.

“예술혼이 들어와 일주일 동안 저를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난 뒤 열흘 정도 밤낮으로 그림을 그렸고 나도 모르게 엄청난(무서운) 그림들을 그렸습니다. 먹과 화선지에 그리던 통상적인 수묵 그림이 아닌 내면세계가 다양한 형상(形象)으로 자기 스스로 그려지는, 완전히 새로운 그림들이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김규태의 예술은 이 때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올라 선다. 그림에는 진채(眞彩) 정색(正色·원색)이 쓰여지고 하늘과 땅, 꽃과 나무, 새와 폭포 등 우주와 자연, 인간과 만물의 다양한 모습들이 힘찬 색, 힘찬 형태로 나타난다.

김규태의 그림은 불교의 단청이나 민화, 궁중의 천지일월도, 대웅전 벽을 장식했던 불화처럼 보는 사람의 혼(魂)을 일깨우는 ‘대단한 내적 에너지를 가진’ 그림으로 진화한다. 김규태의 그림이 이렇게 변하면서 한 전시회에서는 그림을 보러 온 관람객 모녀가 그림 앞에서 발이 붙어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규태는 이러한 자신의 작품을 한국의 회화, 한국의 예술혼이 갖고 있는 ‘신기(神氣)’와‘신명(神明)’으로 풀어 설명한다. 우리 민족 집단의 깊은 내면에 침잠돼 있는 ‘신기의 문화’ ‘신명의 문화’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오래 전에 그림을 그리다 돌아가신 분이나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현생과 내생의 차원을 넘어 저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논리를 앞세우는 현대 미술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저의 작품세계는 우리 민족이 기쁘고 좋으면 ‘신 난다’라고 할 때의 바로 그 ‘신기’와 ‘신명’의 가치, 그 위대함을 현대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믿습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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