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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모랄레스의 과유불급(過猶不及)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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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18 11:59

볼리비아 역사상 최초의 인디오(아이마라족) 출신 대통령이었던 에보모랄레스(Juan Evo Morales Ayma, 60세)가 최근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선거 개입과 개표부정에 연루되면서 시민의 저항을 받았고 끝내 해외망명길에 올랐다.
입신양명하기 전 그는 오루로 지역의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마약류 코케인(cocaine)의 주원료인 꼬까(coca) 농부, 목동, 공장잡역부로 일했다.
2006년 좌파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주의 운동정당 MAS(Movimiento al Socialismo)의 대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13년동안 국가번영을 위해 남다른 정책을 펼쳐왔다.

남미 최빈국 볼리비아에 만연한 빈곤문제, 문맹퇴치에 앞장섰다. 과거정권이 외국다국적기업에 팔아넘긴 천연개스와 지하자원, 통신, 전기, 철도, 항공 등 국가 핵심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하고 환수작업을 펼쳤다. 미국DEA가 마약퇴치의 일환으로 ‘꼬까’(coca) 농사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려하자, 조물주가 볼리비아 땅에 천혜의 선물로 주신 꼬까는 안데스꿰추아, 아이마라, 과라니인디오들의 조상대대로 이어온 문화라며 도리어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임기초기에 그는 전국민적인 호응을 받을 정도로 매우 모범적인 국정운영을 펼쳤다. 라빠스(La Paz) 무리오 광장에 위치한 대통령궁은 새벽 5시부터 불이 켜졌고 하루종일 국무위원들과 함께 성실히 국정에 전념했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존하는 65%의 절대빈곤층 국민의 애환에 동참하려 대통령 봉급을 최소화했고, 원주민 전통복장을 입고 친서민적인 행보에도 신경을 썼다.
본래 볼리비아의 헌법은 대통령의 연임까지만 보장했고 그 이상은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런 헌법을 교묘히 개정하여 세번째 집권을 연장하더니, 영구 장기집권을 위한 어멘드먼트(amendment)를 강제로 제정한 후 부정투표, 부정개표라는 악법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볼리비아 총선이 있던 당일 페어팩스에 머물고 있었던 볼리비아 국적의 까라스꼬씨(38세)는 고향 꼬차밤바에 거주하는 친인척의 전화를 받았다. 미국에 거주하는 그의 이름이 버젓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표기된 모습을 보았다며 분노했고, 심지어 이미 작고한 가족의 이름이 투표를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아연실색했다.
조직적으로 자행된 부정선거와 개표조작은 끝내 시민쿠데타를 촉발시켰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군부, 경찰까지 지지를 철회하고 등을 돌리자 멕시코행 망명 비행기에 올라 볼리비아를 떠나야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국내외로 불신임을 받을지언정 끝까지 권좌에서 스스로 내려올줄 몰라 혼란스런 내전을 방치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같지는 않았다는 것에 감사할뿐이다.
볼리비아 역사상사상 초유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에 보모랄레스의 몰락을 보면서 몇가지 교훈을 생각한다.

법치(法治)란무엇인가. 모든 사람은 한사람 예외없이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 지도자는 더욱더 준법정신이 투철해야 하고, 정부 또한 반드시 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 누구도 법위에 예외적으로 군림할 수 없음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그 무엇이 그를 파멸의 자리로 내몰았을까. 정권초기에 그에게서 볼 수 있었던 청렴과 겸비했던 모습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국민적 신망과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그가 언제 어떤경위로 불명예스런 유랑자의 신분으로 전락하게 했을까.
지나친 권력욕, 욕심이 지나쳐 패가망신으로 끝났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의 지혜가 새삼스럽다.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지만 교만한 마음, 탐욕스런 마음, 거만한 마음은 패망의 선봉이요 넘어짐의 앞잡이다”라는 성경의 말씀은 예나 지금이나 금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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