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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그래도, 캘리포니아에 산다

'골든스테이트(Golden State)’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주가 요즈음 이름값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름다운 해안, 아름드리 레드우드 숲, 다양한 문화와 음식, 세계 IT의 리더인 실리콘 밸리 등. GDP로 세계 5위 경제 규모이면서 환상적인 날씨 축복까지 받아 타주의 질시와 시기의 대상인 가주민들이 삶의 질 하락을 고민하고 있다. 탈캘리포니아를 실행했거나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가장 심각한 사안이 주택난이다. 이어 홈리스 문제와 산불, 교통 체증 등이 거론된다.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는 가주민은 주로 애리조나, 텍사스와 네바다주에 정착한다. 가주에서 멀지 않고 주거비와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이다. 다행이 대졸 타주민들과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캘리포니아 전체 인구는 여전히 증가세다.

주택난은 치솟는 주택 가격과 렌트비에 기인한다. 캘리포니아의 인구는 4000만에 이르는데 170만 명이 수입의 50%를 주거비로 쓴다. 생활비를 줄이려고 대도시를 떠나 새크라멘토나 베이커스필드와 같은 중소 도시로 이사한다. 해안 도시에서 내륙 도시로 이주하는 추세다. 하지만 새로운 주거지는 교통 인프라가 있고 일터가 많은 해안지역에 건설돼야 한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해안지역에 100만 명의 주거지 건설을 공언했다. 이를 위해 풀어야 할 이슈는 구역 변경(rezoning)과 용도 변경(land-use reform)으로 다세대 건축 가능성의 땅을 넓히는 것이다. 찬반의 입장 대립이 첨예해 어려운 과제다.

홈리스 문제는 캘리포니아의 아킬레스건이다. 미국 홈리스 인구의 20%가 캘리포니아에 거주한다. 이들이 타주에서 왔다고 생각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64%가 지난 10년 동안 LA카운티에 살던 주민이다. 타주에서 온 홈리스들은 성공의 꿈을 안고 왔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힌 고학력자들이 많다. 이에 따른 치안, 위생, 범죄, 마약 문제로 주민은 좌불안석이다.



산불은 이제 ‘새로운 일상’이 됐고 강제 단전으로 고통을 준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적 발생, 전력 송전선 불꽃, 야산에 지은 주택 등등 산불의 원인은 다양하다. 더욱이 10~4월 사이 부는 샌타애나 계절풍은 기름을 붓는 꼴이다. 북가주에서는 봄과 가을에 디아블로 바람이 분다. 셸터에는 이재민이 넘치고, 북가주의 목가적인 포도밭들은 검게 그슬려 으스스하다. 다음 해에 또 일어날 산불을 생각하면 끔찍해서 떠나고만 싶다. 교통 체증은 심각하다. 공유 차량이 도움이 되지만 때론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개선될 전망이 흐릿하다

그래도, 주택난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틴다. 산불로 이재민이 돼도 쉽게 떠나지 않는다. 긴 출퇴근 시간은 푸념으로 견뎌낸다. 날씨 좋고, 진보적이고, 변화 순응력이 뛰어나며, 미래 지향적인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것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민자인 우리들이 발붙이기에 편안한 곳이다.


레지나 정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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