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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국인 미술가들 -36] 화가 강호숙

추상화로 깨달음 표현
타고르 손자 운영 화랑 전속
한국·미국서 6차례 개인전 열어

화가 강호숙(48)은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여대 경영학과, 계명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해 프랫대 대학원을 수료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6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현재는 브루클린에 살면서 맨해튼 소호에 있는 순다람타고르 화랑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순다람타고르 화랑은 인도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라빈드라나 타고르(1861∼1941)의 손자이며 미술사학자인 순다람 타고르가 운영하는 화랑으로 소속 작가들의 세계 유수 아트페어 참가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강호숙은 한국서 대학원을 졸업한 뒤 처음에는 빛의 이미지를 그린 추상화, 흰색을 위주로 한 단색조의 추상화, 화면 위에 무수한 점을 찍어 전체적으로 잔잔한 느낌을 구현한 추상화를 그렸다. 현재는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밑 색을 칠한 뒤 그 위에 물과 불, 구름 등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운동성이 강한 추상화를 그리고 있다.

최근작인 ‘잡을 수 없는 것(Intangible)’ 시리즈는 푸른색과 갈색 등 단색조의 바탕 위에 불길이 치솟는 듯한, 바람이 이는 듯한 격정적인 움직임들을 작은 세필로 정교하게 다듬어 큰 움직임을 표현해 낸 그림들이다.



“미술을 시작했을 때부터 풍경과 인물보다는 추상에 끌렸습니다. 운동감 속에 작은 부분까지 다양한 변형과 묘사를 통해 더 큰 스케일의 운동과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보는 분들은 가을의 낙엽이나 괴기스런 형상 등으로 자유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추상의 세계를 통해 정신과 영혼의 모습을 담아내는 초월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강호숙이 보는 사람이 느끼는 바에 따라 자유스럽게 해석할 수 있는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30대 중반에 가졌던 특별한 경험 때문. 당시 대구에서 살던 강호숙은 어느 날 인근 고령에 있는 불교 사찰 반용사를 방문했다.

신라시대 때 지어진 반용사는 당시 대대적인 증축 중이었는데 그 와중에 마당에 조용히 떨어진 동백 꽃잎과 비어 있는 동백 줄기, 그 위의 파란 하늘과 산의 풍경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광경을 보고 개인적으로 큰 깨달음을 얻는다. 강호숙은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추상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해 내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강호숙의 그림에서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전체적으로 깊은 내면의 정서와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호숙에게 있어 미술은 목적성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그려내는 대상이 아니라 ‘놀랍고 반가운 것’과 만나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강호숙은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의 마음 속에, 자신의 영혼 속에 내재돼 있는 무엇인가를 끄집어 내는 데 집중한다.

”그림은 초월적인 세계에 다가갈 수 있는 무엇이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몰두하면서 큰 기쁨을 느낍니다. 나의 존재와 마음 속에 있는 염원을 추상화를 통해 끌어내 이러한 느낌과 깨달음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해 감동을 나누고 싶습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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