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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달력의 추억

예전에는 연말이 되면 달력을 주고 받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달력은 큰 회사 뿐만 아니라 조그만 동네 식품점까지도 만들어 손님들에게 주었다. 달력을 주고 받는 것은 한해 동안 베풀어준 선의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달력의 종류도 많았다. 1년 열두달이 모두 한 장에 있는 달력에서부터 하루에 한 장씩 떼는 달력도 있었다. 새 달력을 받으면 집 안에서 가장 눈에 잘 뜨이는 곳에 걸어 놓고 1년 내내 날짜를 봤다.

그런데 이제는 달력을 볼 필요가 없게 됐다. 스마트폰을 보면 그날의 날짜와 시간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날짜별로 행사 일정을 미리 넣어 놓으면 당일이 되면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이렇다 보니 젊은이들은 달력을 찾지 않는다. 편리한 스마트폰이 있는데 굳이 달력을 걸어 놓고 볼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든 세대들은 여전히 달력을 찾는다. 달력을 보면서 세월이 가는 것을 느끼고 한해가 저물어 새해가 오는 것도 실감한다. 달력과 연관된 세모 풍경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스마트폰이 많은 것을 앗아갔다. 생활에 편리를 준 것은 인정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추억들이 너무 많다. 1년간의 생활을 빼곡하게 글자로 채웠던 수첩도 거의 볼 수가 없다. 연말이면 한해 동안 사용했던 수첩을 보면서 한 해를 기억하곤 했는데 이제는 사라져가는 풍경이 됐다.

기술의 발달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사는 것이 편리해졌을지는 몰라도 우리에게 소중했던 아날로그의 추억까지 가져가 버린다.

세월이 더 지나면 달력도 사라질 것이다. 달력이 없어진다고 세상이 바뀔 리는 만무지만 왠지 서운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김자영 / 그라나다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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