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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진심이 담긴 선물

내가 처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이다. 성탄절 날 아침 눈을 뜨니 머리맡에 포장되지 않은 청색 체크무늬의 긴 목도리와 ‘백설공주’ 만화책이 있었다. 고등학생이던 오빠의 성탄절 선물이었다. 책이 귀하던 때라 ‘백설공주'만화책은 우리반 친구들이 다 돌려보고 나니 걸레처럼 됐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중고등학교 때까지는 내가 알아서 성탄절 선물을 했다. 아이들이 대학생 때는 받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받은 후 마음에 안 들어 바꾸고 싶다며 영수증을 달라고도 했었다. 직장인이 된 후에는 아이들의 선물 액수를 똑같이 정했다. 아이들도 나도 기프트 카드로 1~2년을 해보았으나 피차 사양했다. 성인이 된 아이들은 요즈음 내게 성탄절 선물로 필요한 것을 사라며 작은 선물과 함께 카드 속에 체크를 넣어준다. 선물은 물건이어야 하나 시대가 바뀌어서인지 본인들이 필요한 것을 직접 사는 것이 편하다.

그러나 나는 삭막한 느낌이 들어 크리스마스 카드와 비싸지 않은 작은 크림이나 양말을 포장해 성탄 트리 아래 놓고,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모두들 번거롭고 바빠서 그런지 이제는 선물 포장 문화도 바뀌고 있다. 큰 부피의 선물을 싼 포장지는 푹 뜯어 버리기 아까워 조심스럽게 뜯어 잘 접어 두지만 제대로 다시 쓴 적이 없다.

요즈음 카드나 포장지 코너에 가면 선물 넣는 봉지들이 다양하게 많아졌다. 포장해야 하는 정성도 사라져간다. 화려한 선물용 봉투값이 싸지는 않지만 그럴듯 해 보이게 한다. 그러나 재활용은 할 수 있다.



선물은 사랑의 마음과 정이 오가는 표현이다. 부담 가지 않는 가격에 주는 사람의 진심이 담긴 선물이 아름다운 선물이다.


박영혜 / 리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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