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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B형 간염 치료, 환자 따라 다르고 시기 중요

환자에게 맞는 최상의 치료법은

아직도 많은 사람이 ‘B형 간염은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바이러스감염의 상태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치료 요법이 있고 없고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증식이 없고 간에도 별 이상이 없다면, 현대 의학이 그에게 제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요법은 없다. 왜냐하면 이런 보균자에게 해당하는 치료는 바이러스를 확실히 박멸시켜 체내의 바이러스를 모두 제거하는 것일 텐데, 아직 그런 작용을 하는 치료제는 없기 때문이다. 반면 높은 증식도에 활동성 간염을 가진 바이러스 보균자는 치료가 필요하며 이에 맞는 치료 요법은 분명히 있다. 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시킬 약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 유효한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여 더는 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환자에게는 최상의 치료 선택이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여 바이러스로 인한 간의 손상을 막는 약들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현재 더 많은 약이 개발되고 있다. 또 한 번 강조하지만, B형 간염 보균자라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보균자는 아무 치료가 필요 없고 단지 정기 검진을 통해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유동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아도 나중에는 어떨지 꾸준히 지켜보아야 한다.

B형 간염 치료에서 첫 번째로 풀어야 할 문제는 어떤 바이러스 보균자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가려내는 것이다. 치료 대상자를 어떠한 기준으로 결정하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학회에서 추천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모든 연구 조사들을 토대로 정한 가이드라인은 진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말 그대로 안내의 역할을 할 뿐이지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환자는 각기 다른 문제와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들 개개인의 문제에 선별적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모든 치료 과정도 개별적으로 계획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어떤 보균자들은 현재 감염의 상태가 나쁘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예방 치료가 추천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결정해야 할 것은 치료의 시기이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언제 치료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치료할 시기를 놓치면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치료가 필요할 경우,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치료 과정을 관찰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치료제를 복용하는 데는 위험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바이러스제 내성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ALT·DNA 수치에 따른 치료 가이드라인

B형 간염 치료에 관해 강조하고 싶은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모든 보유자는 다르다’ 이다. 다시 말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가 개인에 따라 각기 다르며 그들의 예후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간 기능 검사, 혈청학적 검사, 바이러스 DNA의 역가 그리고 간 조직의 상태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어느 정도는 예측될 수 있다. 얼마 전 미국 학계에서 발표된 치료 추천 사항을 간단히 소개한다. 〈박스〉

물론 이러한 추천 사항은 어디까지나 환자를 진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하나의 가이드라인이므로, 절대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 그리고 치료 추천 여부는 단순히 수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우선 바이러스 DNA 수치가 얼마가 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하나? 이에 대한 결정은, 환자의 성별, 가족력, 연령, 혈소판치, e항원과 프리코어 같은 변종 바이러스의 유무, 알부민과 같은 간 기능검사 그리고 간염이나 간 경변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에 내려야 한다. 예컨대, 환자가 e항원 양성 반응을 보이고 바이러스 DNA의 역가가 높아도 ALT·혈소판·알부민 모두 정상이고, 가족력 등 변종 바이러스도 없다면 치료하지 않고 일단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e항원이 음성이라도 프리코어 변종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고 DNA의 역가가 만 단위만 넘는다면 치료를 추천할 수 있다. 또한 만약 환자가 비대상성 간 경변을 지니고 있으면 DNA 역가가 1만 copies/ml 아래라도 치료를 추천할 수 있다.

특히 환자의 바이러스가 역가는 매우 높지만, ALT 수치가 정상인 면역 관용기의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추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환자의 성별·연령·가족력·혈소판치·e항원과 프리코어 같은 변종 바이러스의 유무, 알부민치 등을 고려해 보고 때에 따라서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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