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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국인 미술가들-38] 조각가 양은녀, 인체의 내면세계 담는다

대학서 회화 전공…섬세함 표출

조각가 양은녀는 1972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해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 뉴욕에 있는 내셔널미술디자인아카데미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현재 롱아일랜드시티 아트센터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양은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개인전 한 차례, 그룹전은 수십회 이상 참여했다. 미국 유학을 하면서 조각에 대한 재능을 꽃 피워 에드워드 무니 유학상을 수상하고 세계 조각예술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에 가서 공부했으며, 뉴윙튼-크롭시 재단 아카데미상과 젊은 조각가를 위한 프리머스 휘트니상 등도 받았다.

대학에서는 동양화를 전공했고 개인적으로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등을 오랜 기간 수련했다. 유학을 오면서 평소에 하고 싶던 조각으로 전공을 바꿨지만 실제로 동양화(회화)와 무용은 여전히 작품의 근간을 형성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조각을 하면 동양화를 하면서 몸에 밴 회화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또한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무용 또한 작품의 역동성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한테는 모두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각의 강인함과 그림의 섬세함, 무용의 의지력이 함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양은녀 작품은 주로 인체 조각이 많다. 두상에서부터 남녀 모델의 전신상, 무용을 하고 있는 역동적인 모습의 발레리나 조각(모빌 조각 또는 설치작품과 같이 천장에 매달기도 함), 남녀 연인, 작가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 부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같은 양은녀의 수많은 조각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것 중 두드러진 것은 회화성이다. 양은녀의 인체 조각들 경우 섬세한 조각적 표현(조각적 손맛)과 함께 고대 즐문토기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회화적인 사선 등이 자유롭게 그려지고 있다. 바람 같기도 하고, 비 같기도 한 회화적인 흔적들은 양은녀 작품이 갖는 감성의 폭을 크게 넓혀주고 있다.

또 하나는 뛰어난 표현력이다. 양은녀의 작품 중에는 할아버지가 어린애를 목욕시키는 모습, 뉴욕시 거리 한 구석에 허탈하게 앉아 있는 홈리스의 모습, 내면적 갈등에 괴로워하는 여인의 모습 등 ‘술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소품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조각은 회화와 달라 작업을 준비하고 착수해 완성하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조각에서 작가가 느낀 감동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변형됨 없이) 곧바로 작품에 반영하는 것은 특별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거나 모진 수련을 거치지 않으면 쉽게 달성할 수 없는 세계다. 그러나 양은녀는 살면서 보고 느낀 작가적 감성을 즉흥적으로 작품에 투여하는 능력과 함께 이 과정에서 타고난 섬세함과 회화적 능력을 바탕으로 문학적 감동을 드러내는 조각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조각은 강한 것만 갖고는 훌륭한 효과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조각은 섬세함, 곧 절제하는 부드러움이 드러날 때 강한 것이 더욱 돋보입니다. 이러한 섬세함을 바탕으로 인물의 내면세계와 혼을 담는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조각은 그저 물질이나 논리가 아닌 그 이상의 정신성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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