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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왜 '수퍼보울'에 목숨 걸까

[LA중앙일보] 발행 2020/01/22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20/01/21 19:35

봉화식의 슬기로운 미국생활 ∥ <16> 프로풋볼(NFL) 결승전

2월 첫 일요일은 '수퍼 선데이'
1억명 이상 TV시청 '초대박'
현대ㆍ기아 한국기업도 광고

다음달 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킥오프하는 제54회 수퍼보울은 프로풋볼(NFL)의 결승전이다. 이는 미국은 물론, 지구촌 최고의 이벤트로 한겨울 10억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구ㆍ농구ㆍ아이스하키 결승시리즈는 모두 7전4선승제지만 풋볼은 단판승부다. 그래서 더 집중도가 높다. '미국에서 가장 비싼 뇌물은 수퍼보울 티켓'이란 말도 있다. 어째서 대다수 미국인들이 수퍼보울을 사랑하는지, 그 이유와 배경을 살펴본다.



▶미식축구=미국의 혼+종교

풋볼(일명 미식축구)은 미국인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혼, 또는 종교로 통한다.

'땅따먹기식 카우보이 개척정신'을 상징하는 풋볼을 모르면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 경기 자체의 의미는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퍼보울이 열리는 '수퍼 선데이'(2월의 첫 일요일)에는 미국 전역이 들썩인다. 대부분의 지역이 겨울인 가운데 지인과 친구ㆍ친척ㆍ애인끼리 모여 피자와 맥주ㆍ닭날개를 먹으며 '수퍼 파티'를 벌인다. 결승전 매치업이 자기 고향팀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이벤트 그 자체를 즐기는 셈이다.

풋볼 역시 2006년 디트로이트 대회에서 한국계 리시버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고 현재 키커 구영회(애틀랜타 팰컨스)가 맹활약하며 한인들의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개최지=따뜻하거나 돔 있는 곳

2월초에 열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최지는 따뜻한 서부ㆍ남부 지역이다.

그러나 5대호 인근인 미니애폴리스(미네소타주)ㆍ디트로이트(미시간)ㆍ인디애나폴리스(인디애나)도 2차례씩 개최했다. 모두 돔구장을 보유한 덕분이다. 이밖에 전국에서 몰려드는 수십만명의 관광객과 수천명의 취재진을 수용할 컨벤션 센터ㆍ공항ㆍ호텔ㆍ식당ㆍ관광 인프라를 구비해야 한다. 올해는 마이애미(하드록 스타디움)가 11번째로 대회를 열며 최다 개최지로 올라선다.

뒤이어 남가주(LA-샌디에이고)ㆍ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가 10회로 공동2위에 올라있다. LA공항 인근 잉글우드에 소파이 스타디움을 건립중인 LA는 2년뒤 수퍼보울 개최지로 확정됐다. 다만 예외적으로 추운 지역인 뉴욕 인근의 뉴저지주 멧라이프 구장에서 6년전 수퍼보울이 열렸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는 날씨도 기적적으로 영상을 기록하며 '도박'이 적중했다.



▶입장권은 '부르는게 값'

엄청난 열기답게 입장권 역시 FIFA 월드컵 결승전ㆍ올림픽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비싸다.

미국 사람 입장에서 수퍼보울 관람은 일생일대의 꿈이다. 돈이 있다고 구입할수 있는 품목도 아니다. 결승에 진출한 팀의 시즌 티켓 보유자 가운데서도 추첨을 통해 2장만 배정한다. 해당 팀의 간부ㆍ선수ㆍ직계가족ㆍ친인척ㆍ친구들에 돌아가는 표를 제외하면 그나마 몇장 남지 않는다.

"예쁜 우리 마누라와 수퍼보울 표를 맞바꾸자"는 신문광고를 낸 철없는 남편이 이혼당했다는 얘기도 전설처럼 내려온다. 90년대 경기 전날 로즈보울 구장 담을 타고 넘어가 화장실에서 밤을 샌 커플이 적발됐다는 기사도 나왔다.

SF 포티나이너스-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싸우는 올해 경기는 인터넷에서 사상 최고인 장당 5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정가는 1500달러) 1967년 LA메모리얼 콜리시엄에서 벌어졌던 1회대회는 홍보ㆍ관심 부족으로 경기장의 절반이 텅 빈 '유일무이의 매진 실패'로 남아있다. 관광 비수기임에도 불구, 개최도시도 4000만달러 이상의 경제 창출 효과를 누린다. 이때문에 수퍼보울 관중의 90% 이상이 전세계 최고의 부자.VIP라는 말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한국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10차례나 현장에 기자를 파견, 생생한 현지 소식을 한국까지 전송하며 풋볼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경기보다 가수들 쇼가 더 인기?

수퍼보울은 '경기보다 하프타임쇼가 더 재미있다'는 말을 듣는다.

비온세ㆍ폴 매카트니ㆍ레이디 가가ㆍ스티비 원더ㆍ마돈나ㆍU-2ㆍ롤링 스톤스 등이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16년전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공연하던 재닛 잭슨이 가슴을 일부러 노출시키는 사고를 일으킨 이후 생중계를 몇초동안 연기시키는 방식으로 변했다.

그러나 역대 최고의 쇼는 뭐니뭐니해도 1993년 로즈보울에서 마이클 잭슨이 공연한 27회 대회로 꼽힌다.

돈을 한푼도 받지않고 나선 잭슨은 특유의 문워크 스텝과 현란한 댄스로 세계평화를 외쳤다. 다만 미리 녹음된 립싱크로 노래를 부른 사실이 뒤늦게 들통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제니퍼 로페스ㆍ샤키라가 등장한다.



▶광고 효과는 '세계에서 으뜸'

미국내에서만 1억명 이상이 보고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는 탓에 단연 세계 최고의 광고효과를 자랑한다. 현대ㆍ기아차ㆍ삼성도 메인 광고주다. '강남 스타일'의 가수 싸이도 피스타치오 선전에 등장했다. 올해 단가는 1초당 무려 17만5000달러, 30초 평균 525만달러에 달하지만 자리를 확보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공중파 방송국서 중계 독점

대부분의 공중파 및 스포츠전문 케이블인 ESPN은 경기 2주일 전부터 관련 특집 방송을 내보낸다. 기본적인 시청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2월2일 오후 3시30분(LA시간) 폭스-TV(채널11)에서 중계한다. 즉, 장소에 상관없이 항상 '동부 프라임 타임' 기준인 오후6시30분 킥오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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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 롬바르디 트로피 '1ㆍ2회 우승 명장'

3회 대회부터 캔자스시티 구단주 라마 헌트가 딸이 갖고 놀던 얌체공(수퍼볼ㆍBall)에서 착안해 명명한 수퍼보울(Bowl)이란 명칭이 탄생됐다.

권위를 위해 대회 횟수는 아라비아 숫자 대신 클래식한 로마자로 표기한다. 단지 반세기 대회는 'L'글자가 영어와 헷갈려 예외적으로 아라비아 스타일 '50'으로 표시했다.

우승팀에게는 은빛 찬란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가 주어진다. 1~2회를 연속 우승한 그린베이 패커스의 이탈리아계 명장 이름이다.

매년 새 트로피를 수여하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ㆍ피츠버그 스틸러스는 6개씩 수집했다. 다음달 포티나이너스가 승리하면 역시 6번째 우승이 된다. 명품 업체 티파니가 1만5500달러를 들여 제작하며 2013년 볼티모어 레이븐스는 12년만에 차지한 트로피를 우승 축하 파티에서 분실하기도 했다. 최우수선수(MVP)에게는 작고한 커미셔너의 이름을 딴 피트 로젤 트로피가 주어진다. 우승팀 코칭스태프와 선수 150명은 다이아몬드-백금 반지를 받는다. 공교롭게도 54회까지 개최지의 홈팀이 결승에 진출한 경우가 한번도 없다.

또 전력 평준화 때문에 다른 종목과는 달리 3년 연속 우승한 구단도 없다. 모두 수퍼보울의 권위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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