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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청소년은 '품행장애' 환자 [황세희 박사의 '몸&맘']

정신의학적으로 비행 청소년은 초기부터 적극 개입해 치료해야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만일 치료를 못 받고 방치될 경우, 비행이 일상화되면서 범죄자로 전락하기 쉽다. 가족·학교·사회가 합심해 비행의 싹부터 다스려야 하는 이유다.

비행은 사춘기 때의 일시적인 반항이나 일탈 행동과는 다르다. 의학적으로 비행 청소년은 '품행 장애(Conduct Disorder)' 환자에 해당한다. 진단은 통상 남학생 10~12세, 여학생 14~16세면 내릴 수 있다. 즉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행동과 금기사항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12세 이후에도 싸움·도벽·가출·규칙 위반 등을 6개월 이상 반복할 때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여학생은 가출이나 거짓말을 반복하고 남학생은 폭력을 쉽게 행사하는 게 특징이다. 초등학생 땐 문제아나 말썽꾸러기로 통하다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

정신의학자들은 천성이 고약한 아이가 옳고 그름에 대한 훈육을 제대로 못 받아 충동 조절을 못할 때 품행 장애 환자가 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자녀가 비행을 보일 땐 곧바로 부모 자신의 잘못된 양육 태도부터 반성한 뒤 전문가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철 들면 좋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품고 방치하면 범죄의 길로 빠져들기 쉽다.

품행 장애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1년 이상 지속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예컨대 감정 기복이 심하고 매사 충동적인 아이는 리티움 같은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남을 괴롭히고 공격하는 아이에겐 항정신병 약물이 도움을 준다.



물론 약물 치료뿐 아니라 자신의 문제 행동을 반복해 지적하고 수정해 주는 행동치료도 병행돼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선 흉악범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형량이 강화된다고 범죄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확실한 예방책은 하루빨리 부모·학교·의료계 등이 합심해 비행 청소년을 적극적으로 치료·관리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불우한 환경에 놓인 비행 청소년이나 보호자가 자발적으로 문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1년 이상 정신과 치료를 받을 가능성은 드물다. 지금은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비행청소년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중앙일보 의학전문 기자 출신인 황세희 박사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 예방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황세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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