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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ㆍ땅ㆍ바다 이어주는 대국민 소통 서비스

[LA중앙일보] 발행 2020/02/12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20/02/11 21:08

봉화식의 슬기로운 미국생활 ∥ <19> 우정국(USPS)

적자 쌓이며 불친절ㆍ배달 사고 오명 시달려
영구 우표 발행…여권ㆍ유권자 등록 업무도

코리아타운 한복판인 6가와 하버드 길에 위치한 도산 안창호 우체국은 2004년 의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한인 독립운동가 이름을 부여한 의미깊은 건물이다. 김상진 기자

코리아타운 한복판인 6가와 하버드 길에 위치한 도산 안창호 우체국은 2004년 의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한인 독립운동가 이름을 부여한 의미깊은 건물이다. 김상진 기자

LA한인타운 6가와 하버드 길에는 도산 안창호 우체국이 있다. USC 재학시절부터 독립운동에 헌신한 도산의 공로를 기려 16년전 연방 의회가 명명한 첫 한인 독립유공자 빌딩이다. 2016년 매각된 건물이 재개발뒤 호텔로 변경될 계획이지만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명칭은 남게 됐다. 이처럼 미국에서 우체국은 시민들의 일상과 분리될수 없는 친근한 기관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우정국 역시 나라에서 운영하는 우편사업체이자 헌법에 언급된 연방정부 기관이기도 하다. 본부는 수도권인 워싱턴DC에 있다. 대표 색상은 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파란색이며 심볼 역시 국가를 상징하는 독수리다. 하늘과 땅, 물을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의 상징인 우정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중국 때문에 적자 심화

우표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친구를 우정국 장관으로 임명한뒤 온갖 명목의 기념우표 발행을 남발했다.

자동차의 나라답게 미국은 곳곳에 우체통이 많다. 전국에 약 2100만개가 산재해 있다. 우정국은 직원ㆍ유통망 규모에서 월마트 다음인 2위지만 운영 상태는 만성적자로 낙제점이다.

1994년부터 경영이 추락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택배가 인기를 끈 시점이다. 또다른 원인은 중국 때문이다. 대부분의 손해가 중국과의 관련 사업에 기인했다. 시장 개방으로 엄청난 양의 수출입 운송을 양국 우정국이 맡게 됐다.

인건비가 없다시피 한 중국의 우정국은 천문학적인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USPS는 삽시간에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마침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만국 우편연합 탈퇴를 선언했다. 2년전 706억달러의 사상 최대 매출액에도 불구, 32억개의 이동 물량이 감소하며 적자가 39억달러에 달했다.

국가 서비스인 USPS는 모든 국민들이 혜택을 보도록 헌법에 규정했다. 요금을 올리는 일이 어렵다. 기본료 55센트로 대한민국의 100배 되는 면적을 커버해야 한다. 게다가 연방 정부도 돈이 없다.

결국 세금을 인상해야 하는데 정부 간섭을 배격하는 미국인의 정서로 볼때 선거때 난리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지만 다른 예산을 전용하면 해당 부서의 또다른 반발이 야기된다.



▶비용 절감으로 잦은 배달 사고

미국 기름값은 갤런당 3달러가 넘지만 이는 지구촌 평균보다 상당히 싼 편이다. 차량이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개솔린 비용도 배송비에 추가된다. 업체가 집까지 무료배송을 해주는 세일기간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이때문이다.

대량해고가 이어지고 예산을 줄이며 USPS의 서비스는 최악상태에 다달았다. 가격을 줄이려 차량 한대에 물건을 가득 실어 보내다보니 날짜가 오래 걸린다. 그 차가 되돌아오려면 또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우편과 택배는 상당히 저렴하지만 배달 퀄리티를 기대하면 안된다. 등기로 보내는 영주권ㆍ수표와 같은 중요 서류마저 분실이 잦은 실정이다.

이밖에 외국에서 미국으로 편지ㆍ물건을 배송시킬 경우도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우정국은 세무서(IRS)ㆍ차량국(DMV)과 더불어 서민들이 가장 많이 짜증을 내는 기관이기도 하다.

고액 연봉은 아니지만 해고될 염려가 적고 공무원 특유의 보험ㆍ연금과 같은 복지혜택도 나쁘지 않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들이 선호한다. 적자 누적으로 신규 채용은 드물지만 일단 입사하면 철밥통이 된다.



▶프레슬리 영구 우표 '최고 인기'

한번 구입하면 가격 인상에 관계없이 사용할수 있는 영구 우표는 이제까지 약40억장이 팔렸다. 우정국이 합법적으로 소비자의 돈을 앞당겨 쓰는 셈이다.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이미 23억달러 가까이 벌었다.

현재 55센트인 1종 우편료는 액면보다 발행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적게 인쇄할수록 유리하다. 지금은 매년 500만장 가량 판매되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디자인은 1993년 발행된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기념 우표로 1억2400만장이 수집가들 손에서 보관중이다.

우표 구입뿐 아니라 여권 신청도 우체국에서 담당한다. 투표를 위한 유권자 신청도 가능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USPS의 민영화를 원하지만 의회가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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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는 미국의 심볼인 독수리

우편 배달부=꾸준함 상징

미국 우정국(United States Postal Service)은 우편 서비스를 총괄하는 정부내 독립기구다.

편지ㆍ소포 왕래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부터 있었지만 공식 기관이 등장한 것은 독립 선언 1년전이다. USPS는 1775년 당시 미국의 수도였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이 2차 대륙회의 판결에 따라 의해 설립한 것이 시초다. 건국 이후 19세기까지 미국내 산업은 크게 번창했다. 반면 주요 연락ㆍ소통 수단인 우편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다. 기존의 마차 이동에 철도망 확산이 추가되고 자동차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교통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식 전달은 더 빨라지지 않고 직원들의 불친절도 개선되지 않았다. 분실 사고도 잦았다. 이에따라 프랭클린은 1792년 우정국을 내각으로 포함시키는 우편 개편안을 발효한뒤 초대 체신청장으로 취임했다. 1983년 지금과 같은 시스템을 완성한 USPS는 59만6000명의 직원과 21만8000대의 이동 차량을 갖춘 초대형 조직으로 거듭났다. 단일 로고 아래 움직이는 차량운영사(fleet)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미국 50개주는 물론, 준주로 분류되는 푸에르토리코와 자치령 괌(일명 북 마리아나 제도)ㆍ사모아ㆍ버진 아일랜드까지 약 1억5400만개의 주소에 우편물이 도달한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사시사철 소식을 전달하는 우편배달부(mailman)는 꾸준함의 상징으로 통한다. 빙판에 넘어지거나 개에 물려 다치는 경우도 적지않다.

미국은 영국식과는 반대인 우측통행 국가다. 그렇지만 우체부 집배원들이 화물을 쉽게 내리기 위해 우정국 차량 핸들은 오른쪽에 위치했다.

1993년에 새로 선보인 문양은 독수리를 초음속 디자인으로 바꾸었다. 시대변화에 걸맞게 1초라도 빨리, 정확히 배달한다는 신념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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