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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국인 미술가들-41] 화가 전숙남···기(氣)와 생명력을 그리는 여류 한국화가

어릴 때 천경자 등으로 부터 영향
한국화의 우수성 후세 교육 노력

여류 한국화가 전숙남(70)은 전남 광주에서 출생해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중앙대 조소과, 고려대 경영대학원,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 아트스튜든트리그 등에서 공부했다. 1980년대 중반 조지워싱턴대에 유학하기 위해 미국에 왔고 현재는 뉴저지주 포트리에 살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3번의 개인전과 수십 회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전숙남은 정식 학교 공부와는 별도로 어린 시절 집안에 드나들던 여류화가 천경자(현재 뉴욕 거주)로부터 미술에 대한 자극을 받았고 한국화 분야의 명인인 이범재에게 사군자, 김옥진에게 산수화, 민경찬에게 동양화를 따로 배웠다. 특히 전숙남은 1970년대와 80년대 한국화가 송수남과 홍석창, 심문섭 등과 예술적으로 교류했고 서울 강남에 올림피아화랑을 설립해 10여 년간 운영하기도 했다.

전숙남이 화가로서 입신을 하게 된 것은 집안의 영향이 크다. 전숙남의 부친은 과거 광주에서 동방극장을 운영하던 전기섭씨로 특히 천경자의 젊은 시절 숨은 후원자였다.

“부친이 참으로 미술을 좋아해서 어린 시절 기억으로 천경자 선생(당시에는 이모라고 부름)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유명한 화가들이 한 집안 식구처럼 집을 드나 들었습니다. 부친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모아 놓고 ”앞으로 누가 화가가 될래?“라고 물어보면 늘 제가 손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을 방문한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물통을 들고 쫓아가서 어깨 너머로 보면서 화가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일찌감치 화가가 되기로 작정한 전숙남은 이후 60년 가까이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진했고 결국 산수화와 화조화, 사군자, 추상화 등 다양한 한국화 분야에서 일정한 경지에 올랐다.

전숙남의 그림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사군자와 산수, 화조, 추상 등 거의 모든 그림들에서 대단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이 그린 그림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전숙남의 그림은 여백을 대담하게 살린 시원한 구도와 함께 획 하나 하나에 힘이 느껴질 정도로 씩씩하고 강단이 있다. 한국화의 특징인 기(氣)와 생명력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는 타고난 회화적 재능과 함께 오래고 고된 수련이 없으면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다.

특히 전숙남이 그린 ‘설악산-비룡폭포’와 같은 산수화는 큰 산과 큰 물을 그린 소위 ‘대산대수류(大山大水流)’의 작품들로 자연의 위대함과 작가의 풍부한 감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또한 전숙남이 젊은 시절 한 때 몰두했던 추상화는 한국화에서 사용하는 전통 채색을 이용한 작품으로 종교 등에 대한 작가 내면의 정신세계를 독자적인 추상화 기법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그러나 고희를 맞은 전숙남은 지금도 뒤 보다는 앞을, 자신보다는 후세를 생각하며 전통적인 표현양식의 한국화 예술의 미래를 걱정한다.

“한국화는 온 몸의 기를 붓에 모아 그리는 그림입니다. 무엇인가 만들려고만 하는 서양화와는 다른 차원의 예술입니다. 한국화는 마음의 평정을 이뤄야 하고, 잡념이 없어야 좋은 그림이 됩니다. 한국화가 갖는 여백의 아름다움과 단순미, 해학 등은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이 가진 자랑입니다. 포크 생활로 악해져 가는 현대생활 속에 사는 우리의 2세 자녀들이 더 많이 한국화를 배워서 이를 잘 계승시켜 나가는 것이 작은 소원입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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