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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자연과 인간

지금은 책을 거의 읽지 않지만 어릴 때는 책을 많이 읽었다. 그중 서유기가 생각난다. 삼장법사가 저팔계와 손오공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얘기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성경에 보면 추수가 끝난 밭에 가서 보리 이삭을 줍지 말라고 했다. 그 이삭은 과부나 고아처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나는 66세에 시작해서 82세인 지금까지 혼자서 배낭을 메고 100개국을 여행했다. 젊었을 때는 산과 강과 바다를 즐겨 찾았다. 소위 말하는 자연이다. 그러나 지금 늙어버린 나는 도시를 주로 여행한다. 도시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굶어 죽을 염려도 없다.

나는 생각해본다. 젊었을 때에는 자연을 좋아하던 내가 왜 늙어서는 인위적인 것을 더 선호할까. 살기 위한 또는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다. 왜냐하면 죽으면 만사휴의다.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어떻게해서든지 오래 살려고 노력하고 그 노력에 내 나름대로의 이유를 붙인다.



나는 인위적인 것이 자연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사람은 머리가 좋아서 많은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낸다. 종교도 만들고 신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사람의 정신이나 육체나 영혼이라는 것도 결국은 자연의 일부가 아닌가. 아무리 인간이 똑똑하다 하더라도 결국 인간은 자연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만들어낸 형이하학적인 물건들이나 형이상학적인 사상이나 종교도 결국 따지고 보면 자연의 일부인 것이다. 손오공이 적을 무찌르고 털을 뽑아서 군사를 만들고 하늘을 날아다녀도 그 모든 것이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손오공은 부처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이 제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자연의 품을 벗어날 수는 없다.


서효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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