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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국가의 역할과 책임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LA중앙일보] 발행 2020/03/10 종교 26면 기사입력 2020/03/09 18:49

플라톤의 국가론(정치체제론)은 아이들을 태어나면서부터 공동 양육해야한다거나 우수한 인자끼리 짝짓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 등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현재만의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얼마 전 태국 친구의 미국 관광비자 발급이 거부되었다. 직업도 방문 목적도 확실한데다 미국 시민권자인 친구의 재정보증, 추천서 등을 첨부했음에도 결국 2번이나 거부되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은 누구나 무비자로 미국을 일정기간 동안 방문할 수 있다.

국가는 한 사람의 정체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필자와 같은 경우에는 가히 절대적이라 하겠다. 현지인들은 필자를 볼 때 자연인 ‘양은철’ 보다는 ‘한국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특정 국가 입국 심사대에서 필자의 개인적 능력이나 신용도는 별 의미가 없다. 주로는 국적에 의해 입국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원불교 가르침에서 국가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개인의 수행 못지않게 사회 국가 등 공동체의 안녕과 이를 위한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것이 법률에 대한 존중이다. 모든 것이 은혜이기 때문에 모든 것에 감사하고 보은해야 한다는 것은 원불교의 핵심 가르침이다. 은혜를 크게 4가지로 이야기하는데, 하늘과 땅을 포함한 자연의 은혜, 부모의 은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은혜, 마지막이 바로 법률의 은혜이다.

일반적으로 법률이란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강제적인 규범’을 의미한다. 법률이라는 용어는 도덕과 대비되는 실정법(경험적, 역사적 사실에 의해서 성립되고, 현실적인 제도로 시행되고 있는 법. '자연법’의 반대)의 개념으로 주로 사용된다. 반면, 법률의 은혜에서 법률은 위와 같은 실정법뿐만 아니라 성자들의 가르침인 종교와 도덕 등을 포함한다. 법률에 보은하자는 말은 모든 종류의 법률을 잘 배워 실행하자는 것이다.

대학시절 복학 수속을 하면서 학기당 7,000원 정도 하는 의료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후에 입원을 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 수십만 원을 받지 못한 일이 있었다. 복학 수속 당시 고지 의무를 소홀히 했던 담당 교직원에게 항의도 해 보았지만, 내가 자문을 구했던 법률 전문가는 고지 의무를 소홀히 한 직원보다는 그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대종사께서는, “법률의 은혜에 보은하기 위해서는 개인, 가정, 사회, 국가, 세계 다스리는 법률과 성자들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 하셨다. “몰라서 도덕을 행하지 못했어요.”나 “속도 규정을 몰라서 과속하다가 사람을 치었어요.” 모두 변명의 여지가 없기는 한가지이다.

모든 권리에는 그에 합당한 의무가 수반되어야 한다.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는 물론 법률적으로도 온당치 못하다. 국가든, 사회든, 개인이 속한 작은 공동체이든 권리보다는 의무를 중하게 생각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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