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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공공성] 코로나와 주일 성수 문제

코로나19로 인해 주일 성수 이슈가 이렇게까지 불거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지금까지 교회는 예배를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신앙을 자랑스레 여겨 왔고, 주일 성수는 어쩌면 성도 개개인의 신앙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지표와 같았다.

모이지 않는 교회치고 성장하는 교회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왔다. 그러나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은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달려 있다 보니 교회가 지금처럼 주일 성수에 대한 도전에 직면한 적이 없다.

먼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는 개념은 초대교회에서 등장했다. 초대교회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킨 이유는 무엇보다 새 창조의 첫날로서 주님께서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또한, 교회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주일을 성수했다고 여겨지는 청교도들은 십계명의 4계명,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명령을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보편적인 자연법 사상에 근거해 입법활동을 벌였으며, 이것이 영미권에서 'Sunday(일요일)'로 알려진 공휴일 제정을 이끌었다. 노예들이나 각종 사회경제적 하층민들 또한 공휴일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기독교의 공공선 추구가 드러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찰스 테일러가 말한 '세속 시대(secular age)'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일 예배는 수많은 옵션 가운데 하나이며, 신실하다는 성도들도 주일 예배는 예배당에 와서 드리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아니면 평일에 큐티로, 주중의 성경공부로 대체될 수 있다. 주일 예배가 아니더라도, 쇼핑, 축구 관람, 영화 관람, 여행 등을 통해서 충분히 마음의 위로, 더 나아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신과의 만남도 가능하다고 하는 시대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주일 성수를 목숨같이 여기는 사람을 사실상 거의 본 적이 없다.



모든 모임은 멤버들의 자발적 헌신이 강력할수록, 성장하는 측면이 있다. 테니스 모임도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사람보다 매주 나오는 사람을 핵심 멤버로 여기고 우대한다. 교회도 주일에 사람이 없으면 실질적으로 운영이 어렵다. 교회가 방역을 위해 모임을 자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때를 타고 주일 성수의 가치까지 매도되는 것이 안타깝다. 목욕물을 버리려다 아기까지 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한다.

edkim5@calvinseminary.edu


김은득 / 목사·칼빈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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