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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거룩한 갈망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LA중앙일보] 발행 2020/03/17 종교 26면 기사입력 2020/03/16 18:46

예수님은 우리에게 당신처럼 사랑하며 살 것을 촉구했고 우리도 그런 삶을 희망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할까? 그것은, ‘우리가 그런 삶에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세 가지 걸림돌에 걸려 자꾸 넘어져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세 가지 걸림돌은 두려움, 무지, 탐욕이다. 달리는 자동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면 차는 뒤집힌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두려움을 떨쳐버린다, 무지의 구름을 흩어버린다, 탐욕을 억제한다고 해서 본인들의 뜻대로 바뀌지 않는다. 자기 영혼에 기존의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길이 형성되어 있어야 사랑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어야 한다. 믿음이 약한 사람은 쉽게 근심 걱정에 사로잡히고 다가오는 내일을 두려워한다. 그 두려움은 특별히 우리의 마음이 과거나 미래에 가 있을 때, 곧 현실에서 멀어져 있을수록 크고 심각하게 다가온다. 그러므로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물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예수님께 대한 믿음은 우리의 마음이 지금-여기에서 하느님 나라를 영위하도록 돕기에 두려움을 극복하는 비결이 된다.

둘째, 자신에게 주어질 선물에 대한 무지와 자기 죄에 대한 무지를 떨쳐버릴 수 있어야 한다. 기회 닿는 대로 교회의 가르침을 섭력하여 지식을 쌓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여 희망을 키우고, 성실하게 내면을 성찰하여 무지의 구름을 흩어버려야 한다. 셋째, 탐욕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세속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하느님의 선물을 외면하곤 하는데, 최대한 자신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좋은 것이 생겼다. 그런데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그 좋은 것을 담기 위해 자리를 비워 공간을 만들고, 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공간을 더 만들어 내려 하지 않는가. 그렇게 욕망을 비워 낸 공간에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 그것은 꿀도 포도주도 황금도 아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하느님’이시다. 그분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바꿔 말해, 그리스도인은 끊임없이 하느님을 갈망하는 사람, ‘거룩한 갈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임종자들을 도왔던 퀴블 로스는 임종자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마냥 죽음을 피하려는 사람들과 희망을 간직한 채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로! 그들을 구분 짓게 한 기준은, ‘그들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실천해 왔느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알고 실천해 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평화롭게 받아들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몸 둘 바를 몰라 한다. 여러분은 어떤 임종을 원하는가?...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인생에서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이고, 그 숙제를 이미 푼 사람은 하느님의 기쁨 안에서 자신의 죽음을 평화롭게 맞이한다. 임종하는 그날이 아니라, 평상시에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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