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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선배를 떠나 보내며

코로나19로 집에서 한가롭게 쉬고 있는데 부음 소식이 왔다. 오래 병석에 누워 계셔서 언젠가는 이런 소식이 오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부음을 듣고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고 김내수 박사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미국 동부에서 서부 LA로 왔을 때다. 당시 친구, 친척이 별로 없어 외롭고 힘들게 지내고 있었다. 이리저리 수소문해 보니 의대 10년 선배인 김 박사가 내과 개업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생면부지인 선배를 찾아 인사를 드렸다. 당시 아내는 막내 임신으로 만삭이었는데 마땅한 거주지가 없어, 나는 병원에서 지내고 아내는 숙소가 정해지기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김 선배에게 사정을 털어놓으니 뜻밖에도 해산할 때까지 자기 집에 와 있으라고 한다. 선배 가족들도 모두 찬성을 했다. 덕분에 2달 동안 방 하나를 내주셔서 무사히 해산과 산후조리를 했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말로 표현하기가 부족할 정도다.

그후에도 다른 동창 친구들과 어울려서 주말이면 선배 집 근처 테니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저녁을 먹곤했다. 지금도 즐거웠던 기억이 새롭다. 미국 생활 48년 중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선배는 의사로서 돈보다 환자 치료를 우선시 하면서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실천하셨다. 지금도 환자를 돌보시던 인자한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남가주 의사회장, 김대중 대통령 후원회장, 동창회장, 테니스 협회장 등 단체장을 하면서도 후배들과 동료들을 잘 배려해 주어 모두가 한 가족처럼 즐겁게 지냈던 기억들이 엊그제 일같이 생각난다.

부인과 남은 자녀들이 하나님의 위로로 슬픔을 이겨내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서영석 / 전 LA평통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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