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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만 했던 사진 정리…들판의 야생화 보고 싶어

사진작가 김상동

김상동씨가 작업실을 청소하고 김행오씨 사진집을 보고 있다. [김상동씨 제공]

김상동씨가 작업실을 청소하고 김행오씨 사진집을 보고 있다. [김상동씨 제공]

“정신없이 지내던 일상에서 갑자기 시간이 사라진 우주 공간 변두리의 평판 나쁜 어떤 별에 떨어져, 뭔가가 나타날 것만 같은 두려움에 한 발짝 걸음이 조심스러운 영화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진작가 김상동(남가주사진작가협회장)씨는 코로나 바이러스사태로 집콕을 하게 되면서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상에 대한 귀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루 세끼의 식사를 때맞춰 해 본 기억이 별로 없었다. 일상에서 때맞춰 끼니를 먹는 호사도 누려보고 있다”는 김씨는 “뒤로 몇발자국 물러서 인생을 뒤돌아보니 불행과 행복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살았더라”고 말했다.

“발 디딜틈 없다는 말하며 몇 개월을 까치발로 드나들던 작업실의 청소도 해 봤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소했던 일상들이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음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촬영만 해놓고 파일로만 저장해 놓았던 사진을 정리한 사람은 저말고도 많겠지요.”



그는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는 “발생지에서 사람을 위한, 인류를 위한 배려가 적었다”고 아쉬워했다.

-협회 회원들은 어떻게 지내나.

회원 중 병원에 근무하고 있거나 비즈니스를 중단하고 있는 회원들을 서로 격려해주고 걱정해주면서 회원들간의 우애나 우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될 것같다. 불과 몇달인데 너무 보고 싶다.

-집톡이 풀리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들녘에서 우리를 애타게 부르고 있을 야생화를 만나고 싶다. 회원들과 빨리 멋진 곳으로 촬영을 나가고 싶다.

-평소 봉사를 많이한다.

자신의 만족을 위한 사진찍기에서 사회 참여와 봉사라는 생각으로 활동해 왔다. 5월 LA민주평통과 함께 한인 어르신들을 위한 영정사진 봉사를 계획해 놓았는데 정상화돼 빨리 실행에 옮겨 지기를 바란다.

-사진작가니까 날카로운 렌즈로 세상을 볼 것같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무질서가 무서웠다. 식료품 사재기와 총기 구입 행렬을 보면서 믿었던 미국인들에 실망했다. 그들의 이기심을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곳곳에 쓰고 버린 마스크와 마켓 파킹장에 나뒹구는 1회용 고무장갑들이다.

-읽고 있는 책.

사진작가 김행오씨의 ‘The Family of Man’이다. 1955년 뉴욕에서 열린 전시는 무려 1000만 명이 관람해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기념비적인 사진전이다. 1955년 발행된 초판 원본 사진집을 소장하고 있다. 내게는 보물 같은 책이다. 사라져가는 흑백사진 최고의 기록이며 카티어 브레슨(Cartier Bresson)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혹시 책이 손상될까봐 랩으로 꽁꽁 포장해 놓았는데 조심스럽게 꺼내 503컷의 인간 세상을 찬찬히 다시 보고 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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