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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3반 최고”…47년 사제의 정은 끈끈했다

박문규씨 스승의날 맞아
단체방 통한 만남 화제

박문규씨(작은 사진)와 박씨의 한국 제자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박씨가 너무 오래돼 구분을 못하자 사진에 이름을 표시했다.[박문규씨 제공]

박문규씨(작은 사진)와 박씨의 한국 제자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박씨가 너무 오래돼 구분을 못하자 사진에 이름을 표시했다.[박문규씨 제공]

경애: 내일 스승의 날입니다. 함께 할 수 없음에 아쉬움이, 단톡방 개설 되었기에 선생님과 대화도 하고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꽃바구니 보냅니다.

샘: 경애야, 꽃 너무 예뻐, 고마워. 스승의 날 옛날 3-3이 그립구나.

윤자: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잘 이끌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성운: 윤자 영숙 금란 오늘은 3-3반 모두 선생님께 인사, 차렷 경례.



재신: 철없는 애들 잘 키워 주셔서!

필련: 선생님은 후포중학교 3-3반 담임을 맡으시고 저희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랜 세월 지난 지금 선생님은 그때의 저희들을 찾아 주셨습니다. 스승의 은혜 감사드립니다. 친구들이랑 선생님 만날 그때를 기다립니다.

중앙일보 기고자로 잘 알려진 박문규(73)씨가 뜻깊은 스승의날 선물을 받아 화제다.

비록 실제 꽃다발은 아니지만 카톡을 통해서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뜻을 담은 이미지 꽃다발은 이런 코로나 시대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특히 한번 맺은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47년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제자들이기 때문이다. 사제간의 인연을 한 때는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2020년 요즘에는 그런 관계는 찾아보기 힘들어 눈길을 끈다.

지난 1973년 울진군 소재 후포중학교에서 3학년 3반 담임교사로 부임했던 영문학 전공생 박문규 교사는 첫 교직생활이라서 최선을 다했던 것. 이후 5년간의 교편을 마치고 미국에 이민온 박문규씨는 “처음에는 한 두면의 제자들과 편지로 연락을 이어왔다"며 “그런데 올해부터는 조필련, 황병주가 주축이 돼 카톡 단체방을 개설해 밤낮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제자들이 카톡방을 통해서 너무 좋아합니다. 코로나만 아니면 벌써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텐데 아쉽습니다. 지난 15일 스승의 날이라고 올린 글이 저를 아주 감동시켰습니다.”

3학년 3반은 총 60여 명이었는데 카톡방에만 36명이 나온다. 47년이나 지났다는 점에서 여느 단톡방과는 다른 열기다.

박씨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군에서 통역장교로 복무한 후에 첫 교직이었다는 점에서 기억도 나지만 특히 대도시 학생들에 비해서 박씨를 잘 따랐고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만큼 좋은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우수반으로 선정돼 사상 첫 4개부문 표창을 받았다"며 “학생들 모두 좋은 제자들이었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고 한국으로 가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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