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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토크] '썩은 사과'는 어디에든 있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흑인 인권을 존중해 달라는 몸부림이다. 백인 경관 데릭 쇼빈. 그는 8분46초 동안 무릎으로 조지 플로이드 목을 짓눌렀다.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짓누르기는 2분53초 더 이어졌다. 플로이드 장례식은 지난 9일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거행됐다.

흑백갈등. 인종차별. 주류 미디어가 잡은 내러티브다. 난폭 시위가 미 전역에서 벌어졌다.

미디어가 잘 보도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사건이 벌어진 미니애폴리스 지역 언론과 공영방송(NPR) 보도에 따르면 쇼빈과 플로이드가 서로 알던 사이였을 개연성이 높다. 이들은 지난해까지 미니애폴리스 나이트클럽 '엘 누에보 로데오'에서 같이 일했다. 당시 클럽을 운영했던 마야 샌타마리아는 이들이 클럽에서 보안 담당자(시큐리티)로 일했다고 했다. 그는 "쇼빈은 지난 17년간 비번일 때 클럽 외부 보안담당으로 일했다"며 "플로이드는 내부 담당이었다. 매주 화요일 둘이 같이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쇼빈이 다혈질"이라고도 했다. 어떤 관계였을까.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언론은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단정한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쇼빈의 부인이 중국계라는 것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은 지난 10일 그의 죽음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와 비유했다. "그의 죽음은 킹 목사 때보다 전세계적으로 더 임팩트가 크다"고 했다. 흑인 여성논객 캔디스 오웬스는 "지나친 비약"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빌지만 그는 생전에 전과 9범이었다"며 플로이드를 영웅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7년부터 2007년 11월까지 마약소지, 절도, 경찰 체포 불응, 주거침입, 무장 강도 등으로 기소돼 처벌 받았다. 범죄는 다 텍사스에서 이뤄졌다. 2009년부터 연방교도소에서 징역형을 살았다. 2014년 출소 뒤 미네소타주 세인트루이스 파크로 이사했다. 그러다 미니애폴리스 남부 나이트클럽 보안 담당자로 일하다 코로나 사태로 실직했다. 플로이드 시신 부검 결과 체내에서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됐다. 사망 당시 코로나19 양성이었고 심혈관 질환도 앓고 있었다.

언론은 마치 절대 다수의 백인 경관이 쇼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호도하고 있다. 대도시 곳곳에서 경찰국 예산 삭감을 단행하고 있고 사건이 벌어진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시의원들이 아예 경찰국을 없애려 하고 있다.

데이터를 보자.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경찰관의 흑인 살인 비율이 80% 정도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백인 용의자 살인 비율은 변화가 없었다.

현재 백인 청년 사망률 1위는 사고다. 흑인 청년의 경우 사망률 1위가 살인이다. 절대다수가 다른 흑인에 의한 살인이다. 2018년에만 흑인 살인 피해자가 7400여 명이었다. 미 전역에서 일어난 살인 피해자 절반에 달한다. 미국 인구 중 흑인 비율이 13%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높은 수치다.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은 200명이 조금 넘는다. 이들은 대부분 무기를 휴대하거나 체포를 강하게 거부하다가 사망했다.

근래 들어 경찰에 의해 숨진 미국인은 연 1000명 정도다. 이중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흑인이 백인 경관에 의해 살해당한 비율은 4% 미만이었다. 오웬스는 "적어도 흑인을 상대로 한 경찰의 시스템적인 탄압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맨해튼 연구소의 연구원 헤더 맥도널드는 "무기없는 흑인이 경관에게 살해당할 확률보다 경관이 무기가 있는 흑인 남성에게 살해당할 확률이 18.5배 높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미 전역에서 경관이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흑인 9명을 살해했다. 매년 약 50명의 경관이 직무중 살해된다.

어디를 가든 썩은 사과는 있기 마련이다. 대다수는 좋은 사람이다.


원용석 정치담당 부장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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