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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칭찬의 효과

정정숙 / 한국어진흥재단이사
정정숙 / 한국어진흥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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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6/22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20/06/21 13:49

온라인 수업으로 학년말을 끝내는 학생들의 성적표에 학습 태도 평가를 어떻게 기록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번 학년 성적표에는 학습 태도를 기재하는 면이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 중에는 집중력이 산만하거나, 교사의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거나,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이 원만하게 학교생활을 해 나갈 수 있게 교육하는 건 공부만큼 중요한 교사의 의무인데 올해에는 그 평가를 못 하게 된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하는 부모들은 가정교육 기회가 늘었을 것이다. 그동안 무심하게 지냈던 자녀의 공부습관, 교우관계, 발표력 등을 직접 관찰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동시에 숙제를 도와주면서 자녀의 학습 수준을 파악할 기회도 생겼다. 반면에 10대 나이의 자녀들과는 자칫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적절한 대응 방법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나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12살 손자와 화상통화를 자주한다. 비록 학교 생활을 못하고 집에서 공부해야 하지만 시간관리를 잘하는 습관을 들이는 좋은 기회라고 격려해준다. 곧 틴에이저가 되는 시기여서 짓궂은 행동도 자주 해서 가끔 부모로부터 야단도 맞는다. 할머니인 나는 손자와 통화할 때마다 칭찬을 빼놓지 않는다. 편지나 생일카드를 쓸 때마다 “너는 할머니에게 항상 일등 손자”라고 하면, “네 할머니” 하면서 좋아하는 기색이다.

벌써 오래전 미국에서 교사가 된 후 한국을 방문했을 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를 유난히 칭찬해 주신 선생님을 뵙고 싶어 학교에 찾아갔다. 붓글씨시간에 내가 쓴 종이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받게 됐을 때 칭찬을 해 주시던 기억이 났다. 교육청까지 찾아가 선생님의 소식을 알아보려 했지만 은퇴하신 후 소식이 끊겼다고 해서 결국 연락을 못 드린 채 한국을 떠났다. 수십 년이 지나도 자기를 칭찬해주었던 기억은 오래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꽃들도 예쁘다고 칭찬을 하면 잘 자란다고 한다. 칭찬 속에는 신뢰와 격려와 긍정적인 평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때에 따라서 따끔하게 훈계도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방향을 지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 손자의 경우에도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는 나이이지만, 야단을 친 후에 축구를 비롯해서 손자가 잘하는 여러 가지를 칭찬하면 손자의 얼굴이 활짝 피면서 "나, 할머니 사랑해요”라는 말로 대화를 끝낸다.

미국에서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 교육국 직원들과 면접을 했을 때다. 면접관들에게 교사로서 반드시 지키고 실천해야 할 덕목을 조언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때 들었던 두 가지 요건이 내가 살아가면서 지키려고 노력해 왔던 지침이 되었다. 첫째가 학생들에게 긍정적 평가, 즉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항상 ‘가르칠 내용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아이들에게 칭찬을 해주는 것은 교사에게만 적용되는 덕목이 아니고 가정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주어야 하는 정신적 영양제이다. 요즈음과 같이 부모, 자녀가 집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때 특히 기억해서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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