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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헨리 지킬박사는 늘 선하고 덕이 넘쳐 사람들로부터 근엄한 신사라는 칭찬을 받아왔다.
인간의 본성을 꾸준히 연구한 지킬 박사는 악한 본성을 발휘하는 신비한 약을 발명했다. 약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자신이 약을 마셨다.

즉시 지킬박사의 선한 외모는 추악한 괴물로 변했으며 덕이 넘치는 성격은 악을 추구하는데 희열을 느끼는 악마로 변했다. 그는 낮에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학식이 많은 점잖은 신사인 지킬박사로, 밤에는 폭력, 강간, 살인 등 온갖 악행을 행하는 하이드씨로 이중인격의 삶을 살아왔다.

하이드씨의 행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난폭해져 갔다. 하이드씨는 해독제를 복용하여 지킬박사의 본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애썼지만 효과가 없었다.
해독제의 복용 횟수와 양을 늘렸으나 하이드씨는 자신의 악행을 통제할 수 없었다. 결국 하이드씨는 지킬박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살해범으로 경찰 추적을 피하다가 유서 한장을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윗 이야기는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1885년에 발표한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줄거리다.



첫째, 그는 한국 최초의 성희롱 소송 사건 변호인단에서 활약하여 인권변호사의 첫 발을 내딛였다. 이 사건은 서울대학교 우 모 조교가 신정휴 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고발한 사건으로 그는 우 조교의 변호인단에서 활동했다. 6년간의 법정투쟁이 이어졌으며 결국 1999년 6월 25일 신 교수가 우 조교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최종판결이 나왔다.

둘째, 그는 1989년 7월 5일 조영래 홍성우 이상수 변호사등 9명으로 구성된 권인숙의 변호인단에 가담, 문귀동과 옥봉환 부천경찰서장 등 관련 경찰관 6명을 독직, 폭행 및 가혹행위 혐의로 고발했고, 문귀동은 권인숙을 무고혐의로 맞고소했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재판과정에서 당시 부천경찰서의 경장 문귀동이 조사과정에서 당시 22세이던 대학생 권인숙을 성적으로 추행한 사실이 변호인단에 의해 밝혀졌다.

셋째, 그는 2000년 12월 일본군의 전쟁범죄 특히 일본군 위안부 조직과 강제연행, 위안부 소내 강간?고문?상해?학대?살인 행위를 비판?검증하는 목적으로 열린 여성국제전범 법정에 검사로 참여하여 한국은 10만 명 이상이 군대위안부로 동원된 최대 피해국이었음을 주장, 일본 왕의 처벌과 배상을 주장했다. 윗 이야기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성인권보호를 위해 헌신해온 이력을 간단히 간추린 ‘박원순의 지킬박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월 10일 서울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는 9일 집을 나가 이자리에서 자신의 목숨을 끊은 것이다.

2020년 7월 8일 박원순 시장의 전직 여비서가 박원순으로부터 2016년부터 최근까지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한지 하룻만이다. 피해자는 변호사를 통해 본인 이외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신체접촉 외 휴대폰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 사진을 수 차례 전송한 내용을 증거로 경찰에 제출했다.

왜 박시장은 이 사건으로 여성인권보호의 신념을 저버렸을까?
왜 박시장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죄과를 사과하고 용서를 빌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대신 목숨을 끊는 비극을 택했을까? 그는 이 선택을 두고 고민했으리라. 그는 고민의 결과를 잘못 내렸다. 그는 다른 방법으로 죽었어야했다.

윗 이야기는 박원순 시장이 그동안 여성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해온 공적에 반하는 ‘박원순의 하이드씨’다.

박시장의 ‘이중적인 인격’으로 인한 비극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저자 스티븐슨이 말한것 처럼 인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이중인격을 가지고있다.

예수님의 신실한 사도이며 종이였던 바울도 이 선택의 문제를 놓고 로마서 7장 15-24절에서 이렇게 절규했다. “내가 행하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노니 곧 내가 원하는 것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미워하는 것을 행함이라….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그러나 바울은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이렇게 영적인 결단을 냈다. 그는 고린도전서 15장 31절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하이드씨가 지킬박사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날마다 죽는 것이다. 바울은 날마다 죽는 삶을 살았으며 이를 고린도 성도들에게 자랑했다.

박 시장이 택한 자살은 잘못된 ‘죽노라’였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겸손속에서 용서를 비는 ‘죽노라’였어야 했다. 그 길이 사는 길이었다.


허종욱 버지니아워싱턴대교수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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