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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증시의 거울 '테슬라'

코로나19 상황을 가장 극적으로 반영한 회사를 하나만 꼽으라면 테슬라일 것이다. 경제활동 전반이 무너지는 위기 상황에서 테슬라는 나비처럼 변신했다. 코로나 이전 테슬라는 환호성 속에서도 늘 가치를 의심받았다. 심지어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마저 지난 5월 “개인적으로 테슬라의 주가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트위터 계정에 남겼다.

코로나로 폭락하던 주가가 상승하며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현상의 맨 앞에는 테슬라가 있었다. 코로나로 비접촉 산업의 주가가 오르고 새로운 산업의 시대가 열렸다는 확신이 증시에 만연할 때 시대의 징후를 담은 기업으로 꼽힌 것은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던 테슬라보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IT 기업이었다.

하지만 주가 거품론이 힘을 얻자 테슬라는 거품 논쟁을 상징하는 기업이 됐다. 지난해 7월에서 올해 7월 22일까지 주가가 774% 폭등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이제 테슬라는 증시의 거울이 되었다.

미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30%대인 시대에 주가가 신고점이 될 수 있는가 의문을 던지는 이들은 증시가 거품이라고 본다. 감염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전국적으로 경제활동 폐쇄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증시를 거품으로 본다.



하지만 거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정부와 연방준비제도가 재정과 통화 정책으로 시장에 돈을 쏟아붓는 기조를 중시한다.

이들은 또 지금이 주도적인 산업의 성격 자체가 바뀌는 대전환의 시기라고 주장한다. IT 등 미래 산업의 주가가 집중적으로 상승하는 것인 만큼 거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래 가치를 현재적으로 표현하는 주가의 성격상 과거의 제조업이 폭등한다면 거품이겠지만 미래 성장산업의 주가가 폭등하는 것은 거품이 아니라 미래 가치의 반영이라고 주장한다.

어느 것이 옳을까? 증시 거품을 둘러싼 논쟁은 테슬라를 둘러싼 이견과 많이 닮았다. 테슬라의 주가에는 아직도 현재 가치 대 미래 가치의 간극이 존재한다.

코로나 이전 테슬라를 향한 부정적 시각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기존의 자동차회사가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하면 테슬라가 불리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양산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첫 번째 의심은 지난해 어느 정도 깨졌다. 지난해 전통의 강자와 테슬라는 가볍게 일 합을 겨뤘다. 벤츠는 EQC로, 아우디는 e-트론으로 테슬라와 진검 승부를 걸었지만, 판매량이 테슬라를 견제할 정도도 되지 못했다. 테슬라는 올해 3월 누적 생산량 100만대를 넘으며 양산 능력도 입증했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유독 강세를 보인 데는 유동성 장세나 IT 강세도 있지만, 위의 사례에서 보듯 자동차 시장에서 견제 없는 독주 가능성도 반영됐다. 이제 정말 내연기관에서 모터로, 석유에서 전기로, 기계에서 전자제품으로 자동차 산업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확신도 강해지고 있다.

한편으론 의심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약 18만 대를 인도한 테슬라의 주가 총액이 93만 대를 판 벤츠보다 6배 많다니. 도요타가 테슬라보다 30배 정도 차를 많이 파는데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많다니. 거품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지난 24일 테슬라 주가가 6% 빠졌을 것이다.

테슬라 주가가 거품일지, 아니면 7000달러까지 오를지 결과가 나오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현재 증시는 새 판을 만드는 미래 기업만 편애한다.


안유회 경제부장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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