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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조지 워싱턴의 ‘센서스’ 유감

“인구 수가 이보다는 훨씬 많다. 조사의 정확도가 의심스럽다. 국민이 무관심하고 나태해 인구조사에 참여하지 않아 사람이 많이 누락됐다.”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인구조사(Census) 결과를 보고 한 말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센서스는 1790년 실시됐다.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에 취임한 다음 해에 인구조사가 시행됐다. 조사는 지금처럼 인구조사 요원이 한 것이 아니라 사법당국의 약 650명 마셜이 가가호호를 방문해 진행했다. 집계된 인구는 노예 70만 명을 포함해 390만 명이었다. 당시 조지 워싱턴 대통령 등 고위층은 결과를 신뢰하지 않았다.

미국 센서스 역사는 200년을 넘는다. 특정 집단이 아닌 전체를 대상으로 처음 조사를 실시한 국가다. 또한 인구조사를 매 10년마다 실시할 것을 헌법으로 규정하고, 인구통계를 연방의석 배분 등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도 미국이 최초다.

인구조사 역사는 길다. 기원전 20세기 이집트 중왕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는 기원전 4세기, 이스라엘은 구약의 출애굽 시대에 인구 수를 파악했고 중국은 한나라 시대 1세기 때 호구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한나라의 조사는 실시 연대와 인구 통계까지 남아 있어 매우 과학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자가 없던 15세기 잉카문명도 줄에 매듭을 지어 뜻을 전달하는 결승문자로 인구조사 흔적을 남겼다.



고대부터 인구조사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군대 징용이나 세금 부과가 주된 목적이다. 대상은 남자로 국한하거나 평민 이상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는 첫번 조사 때부터 백인 남녀, 유색인종, 노예 등 전국민을 대상으로 했다. 1902년에는 연방 상무부 산하 센서스국을 신설해 인구조사를 전담하도록 했다.

2020년 센서스가 다음달 말로 끝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참여율이 저조하다. 특히 아시안커뮤니티의 참여가 낮아 이번 주를 아시안 행동주간으로 정해 독려하고 있다. 한인의 경우도 이전의 예를 보면 참여율이 높지는 않다.

2018년 12월 31일 기준으로 한국 외교부가 발표한 미국 거주 한인 인구는 255만 명이다. 여기에 통계에 누락된 인구를 25만 명 정도로 추산하면 한인 인구는 더 많아진다. 반면 2018년 미국 센서스에서 파악된 전국의 한인은 184만 명이다. 이중 38만6000명이 혼혈이다. 한국과 미국의 인구 통계 기준이 다르고, 한인 서류미비자의 센서스 불참을 감안해도 차이가 크다. 한국 수치가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라면 통계 차이는 한인들의 낮은 센서스 참여율 결과일 수밖에 없다.

센서스 자료는 연방 의석수와 선거구 경계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병원, 소방서, 학교, 도로, 항만, 공공시설 등의 신설에도 근거 자료가 된다. 센서스를 통해 연방정부가 배분하는 금액은 연간 6750억 달러다. 10년이면 6조750달러의 천문학적인 액수다.

센서스 참여는 권리이면서 의무다. 참여하지 않으면 정부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조지 워싱턴의 말처럼 ‘무관심하고 나태해서’ 인구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설문 내용은 간단하다. 10분 정도 시간을 내면 미국 거주자의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참고로 센서스 설문지 인종 분류에 ‘코리안(Korea)’ 항목이 생긴 것은 1920년이다. 이후 1950년에 ‘Korean’ 항목이 삭제됐다가 1970년에 다시 추가됐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2020센서스는 ‘코리안’ 분류가 시작된 지 100주년이 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해에는 100주년 기념으로라도 센서스에 참여해 보자. 단 10분의 투자로 충분하다.


김완신 논설실장 kim.wansh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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