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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로나 시대 교회 '모임'의 가치

전국의 교회들과 지역 정부 간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팽팽하다. ‘신앙의 자유’와 ‘공중 보건’이라는 명분의 대립이 한 치의 양보도 없다.

LA카운티와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담임 목사 존 맥아더)’간의 맞소송건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달 12일 ‘실내 예배’를 금지한 정부의 조치는 부당하다며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건 교회에 LA카운티는 다음날 ‘보건 규정 무시’를 명분으로 맞소송을 했다.

심리가 시작되자 곧장 접전 양상이었다. 정부는 교회의 실내 예배 임시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소송 기간 동안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교회는 이에 굽히지 않고 매주 수백명이 모이는 실내 예배를 강행했다.

완고한 교회의 모습에 불·신자를 막론하고 따가운 시선들도 있다. 예배의 본질을 모르는 교회들이 교회 예배를 고집하며 이것을 신앙의 절대적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는 목소리다.

지난 3월 플로리다주에서는 주일 예배를 강행했던 목사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목사를 기소한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성경 구절(마가복음12:31)을 근거로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계명은 없다”라며 이웃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교회의 본질이 ‘종교의식’이 아닌 ‘생명’에 있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교회 예배를 고집하는 것은 단순히 종교의식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모이는 것’에 두는 기독교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회’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집회’로 정의되는 ‘에클레시아(ekklesia)’에서 유래됐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모임’이란 개념 위에 세워졌다. 성경에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라는 구절이 있다.

교회들은 교인이 모이는 것이 신앙의 유지와 성장, 즉 영적 생명력 존속과 직결된 문제라고 평가한다. 신앙의 연륜이 깊고 독립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이들도 모임을 폐하면 자연스레 영적 침체로 이어진다고 우려한다.

텍사스주 대형교회인 펠로십교회(Fellowship Church)의 에드 영 담임목사는 만남을 기피함에서 오는 ‘영적인 결과들’이 오히려 코로나19를 선전하는 일보다 더 중대하다고 경고했다.

물론 예배는 ‘영과 진리’에 기반해야 한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 장소가 주는 ‘모임’의 이점을 철저히 배제했을 때 과연 모두가 온전한 ‘영과 진리’의 예배가 가능할까. 불완전한 인간의 나약함을 간과한 부분이다.

교인들간의 교제를 통한 신앙의 방향성 점검 없이 온전한 영적 홀로서기가 가능했다면 ‘모임’과 ‘교제’를 강조하는 성경 구절은 애초에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코로라19 상황이 엄중하다. 생명과 직결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들이 보건 지침을 준수하고 대면 예배를 자제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모임'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는 존종돼야 한다.


장수아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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