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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광을 좇는 ‘로빈후드 개미들’

주식(Stock)은 주식회사의 자본을 구성하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증권시장에서 법정 절차와 방법에 따라 일반 대중에게 주식을 분산하는 일을 기업공개(IPO)라고 한다. 노동자 등 일반인은 다우지수나 나스닥에 상장된 주식회사 지분을 사고 팔 수 있다.

2014년 미국 주식거래를 시작한 A씨, 주식시장을 지켜본 지 5년 만에 자본금을 투자했다. 월급쟁이 직장인이 한 기업의 주주가 되는 순간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지분 1% 주주는 먼 나라 이야기지만 쥐꼬리만한 지분이 안겨주는 ‘설렘’은 제법 컸다고 한다.

우선 생활이 바뀌기 시작했다. 눈을 뜨자마자 돈의 흐름을 쫓는다. 스마트폰 앱에서 투자한 주식이 녹색이면 함박 웃음, 빨간색이면 낙담한다. 쥐꼬리 주주의 울고 웃는 인생의 시작이다. 새 습관은 몇 달이 지나도 계속된다. 잠들기 전 시간외 거래 주식 변동폭을 확인한다. 환상의 세계에 빠진다. 마음속은 이미 백만장자가 돼 있다.

긍정적 변화도 무시 못 한다. 경제 흐름 전반에 관심을 둔다. 시기별 뜨고 지는 사업 분야 소식을 안다. 경제전문 매체를 찾아 읽으면서 자본주의 사회 구조, 글로벌 시장논리 등에도 눈뜬다. 시장경제를 외면하고 살 수 없는 시대, ‘자발적 정보 습득 노력’이 사회생활 안목을 키워줄 때도 많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3월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예측 불가했던 전대미문 사태,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10년에 한 번 올 기회’라는 말이 돌았다. 반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사실로 증명됐다. 1년 투자해도 얻기 힘든 수익률 10%가 하루 만에 실현된 사례도 많다.

‘동학개미, 서학개미, 로빈후드(주식매매 앱) 개미’라는 신조어처럼 너도나도 개인 투자자로 나서고 있다. 미국 내 로빈후드 가입자(평균 연령 31세)가 1300만 명(지난해 600만 명)이다. 1~8월 미국 등 해외주식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 총액은 112억5000만 달러(지난해 14억1400만 달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증시 전체 주식 거래량 중 20%(2010년 10%)를 개인이 차지했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시장을 아메리칸 드림 ‘금광’으로 삼은 모습이다.

문제는 주식시장 과열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30.76으로 200일 이상 이동평균선(28.26)을 상회했다. 경제전문 매체는 실물경제 악화와 높은 실업률을 들며 ‘전염되는 탐욕(infectious greed)’,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을 경고한다. 현 주식시장이 정상은 아니라는 소리다.

주식 시장에 처음 발을 디딘 수많은 개미는 A씨처럼 백만장자를 꿈꾼다. 일명 묻지마 투자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들은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널뛰기 주가 수익에만 집중하는 단기매매 비중이 높다.

세계 3대 투자 전문가로 유명한 짐 로저스는 개인 투자자의 맹목적 수익 좇기를 우려했다. 최악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며 신중한 투자를 거듭 강조한다. 자본주의 거시경제를 이해하고, 투자 대상 회사를 공부하고 또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A씨 투자 결과는 어떨까. 소위 ‘수업료’로 몇 달치 월급을 허공에 날렸다며 쓴웃음이다. 조급한 마음에 수익만 노리다가 휴지 조각 증권도 체험했단다. 반짝이는 테마주, 스타트업 기업만 편식했던 무지를 반성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 아래 전략적 투자라는 정석을 외면한 탓이다.


김형재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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