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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국인 미술가들 -51] 우주를 그리는 작가 '화가 백연희'

광대한 자연, 인간의 가치 등 표현
한·미 미술관 수십곳서 작품 소장

화가 백연희씨는 1945년 서울에서 출생해 이화여중, 서울예고, 서울미대를 거쳐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한국을 오가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스튜디오에 머물면서 작품 활동과 발표를 하고 있다.

백씨는 1975년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스티벌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의 유수 화랑에서 30회가 넘는 개인전을 가졌고 그룹전은 그보다 훨씬 많다. 톱클래스 미술평론가들의 깊이 있는 글을 통해 한국의 공간(空間)과 미국의 아트위크(Art Week) 등 유수 매체에 소개됐고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새너제이미술관, 트라이튼미술관 등 수십곳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백씨가 화가가 된 것은 부모의 영향이 크다. 지질학자이며 철학자였던 부친은 사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탐구성을, 성악가였던 모친은 풍부한 예술적 감수성을 물려줬다. 여기에 서울대 교수를 역임했던 김병기 선생의 영향도 컸다.

“학창시절 김 선생님의 화실에 나가 그림을 배웠는데 어느 날 그림 그리는 걸 묵묵히 보시더니 혼자 말처럼 ‘앞으로 그림 그리겠다’고 하셨습니다. 과연 세월이 지나 이렇게 화가가 되긴 했는데 ‘과연 제대로 화가 노릇을 하고 있나’ 가끔씩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창조적 에너지와 작품에 임하는 열정, 깊이 단련된 조형능력 등만으로도 백씨는 대단히 뛰어난 화가다. 그가 그린 수백점의 작품들, 그리고 정신적 방황과 여정을 통해 구축한 독창성 있는 작품세계가 이를 실증적으로 말해준다.

백씨는 젊은 시절 인물과 기하학적 도형이 어우러지는 감각적인 추상작품, 신전의 기둥과 계단 등의 형태가 다양한 빛의 이미지와 결합되는 표현주의적 작품들을 쏟아내듯이 그렸다. 물론 이 때도 본 작품을 위해 연필이나 목탄으로 그린 드로잉 중에 모더니즘 시를 연상케 하는 문학적 분위기, 과감한 구성, 힘찬 필치를 드러내는 대단한 작품들이 많다.

그러나 백씨는 최근 별과 하늘, 성좌(별을 선으로 연결), 성운의 모습을 바탕으로 이 위에 선으로 묘사된 성당의 평면도, 지도의 등고선을 연상케 하는 곡선, 기하학적 문양을 조화시켜 거대한 우주 자연을 표현하는 우주도(宇宙圖)를 많이 그리고 있다. 우주도는 캔버스와 천, 알루미늄 판, 아크릴 판 등을 이용해 벽에 그리는 평면작품과 천장에 걸리는 설치작품, 바닥에 까는 바닥그림 등 형식적으로 다양한 변주로 펼쳐진다. 백씨의 우주도에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철학이 모두 녹아 들어가 있다.

“10여년 전 병상에 계신 어머님께 광대한 자연을 보여드리고 싶어 천장화를 그렸습니다. 여기에는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우주는 어두움이 있어야 빛이 납니다. 이 우주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인 인간의 가치와 사랑,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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