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69대 269 동률땐, 하원 투표로 대통령 결정

대통령 선거 결과 언제 나오나
주마다 시간 달라 결과 늦어
사전투표·소송까지 얽히면
취임일까지 결론 못낼 수도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 막판까지 판세 예측이 어렵다. 지난 주말 LA한인타운 윌셔파크에 설치된 투표소 모습이다. 김상진 기자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는 이벤트다. 하지만 선거제도 자체도 복잡한데, 그간 이해하기 힘든 일들도 많이 벌어졌다. 3일 시작될 59번째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 투표는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나나?

A : 기본적으로 투표관리를 주별로 한다. 따라서 주마다 투표시간이 달라 오전 6시~오후 7시, 오전 7시~오후 8시 등 다양하다. 노스다코타의 경우 밤 9시까지 하는 선거구도 있다.

Q :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나?

A : 출구 조사를 하긴 하지만 한국처럼 오후 6시 '땡' 하면 "몇 대 몇" 하면서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주마다 시간이 다른 데다, 땅덩어리가 넓어 시차가 있기 때문에 동부에서 투표가 끝났다고 덜컥 출구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없다.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서부에서도 투표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Q : 서부까지 끝나면 판세를 알 수 있나?

A : 아니다. 우편투표·조기투표를 합친 사전투표가 너무 많아서다. 벌써 9000만 명 정도 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체 투표의 60%에 이를 거라고 한다. 사전투표에는 민주당 표가 많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사전투표를 미리 개표한 플로리다의 경우 개표 초반엔 바이든이 유리하다가 후반에 트럼프 표가 몰릴 수 있다. 반대로 사전투표를 미리 열어보지 못하게 한 펜실베이니아에선 초반에 트럼프가 앞서다가 막판에 바이든 표가 몰릴 수 있으니 경합 양상일 경우 당일에도 판세를 예단할 수가 없다.

Q : 그럼 4일 새벽에는 결과가 나오나?

A :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박빙 승부였던 2016년 때는 새벽 1시 30분쯤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가 넘어가 패색이 짙어지면서 몇 시간 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패배를 시인했다. 이번엔 엄청난 양의 사전투표를 고려하면 며칠,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방송사들도 2000년 대선 때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승리를 섣불리 전했다가 논란이 된 적이 있어 조심스럽다.

Q : 만약 아무도 패배를 시인하지 않으면?

A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겨야만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패배를 시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런 법적 효력은 없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미리 승리를 선언한다고 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 다만 사회적 혼란이 염려될 뿐이다. 1860년 대선 때 스티븐 더글러스가 에이브러햄 링컨에게 패배를 시인한 이후 줄곧 이어진 전통이라고 하니, 이번에 누군가 안 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셈입니다.

Q : 선거인단 동수가 나오면 어떡하나?

A :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그럴 수 있다. 각 주의 선거인단 수가 총 538명인데 이 중 과반인 270명의 표를 확보해야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다. 그런데 269 대 269로 동률이 나온다면 공은 의회로 넘어간다. 하원에서 투표해 대통령을 정하고, 상원에서 부통령을 정한다. 다만 이때 하원 의원 435명이 모두 표를 가지는 게 아니라 주별로 한 표를 행사합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출신 연방 하원의원이 7명, 공화당 출신이 한 명인 메릴랜드주는 바이든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게 되는 것이다.

Q : 그러면 의회 상황은 어떤가?

A : 이번 선거의 투표용지는 길다. 대통령만이 아니라 임기 2년의 하원의원 전체, 임기 6년의 상원의원 중 3분의 1을 함께 뽑기 때문이다. 역시 결과를 봐야겠지만 CNN에 따르면 민주당은 하원에서 14~20석을 추가하고, 상원에서 4~6석을 더할 거라는 전망이다. 그럼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 지금 민주당은 콜로라도와 애리조나에서, 공화당은 앨라배마와 미시간에서 서로 상원 의석을 빼앗을 수 있다고 주장하니 이쪽 개표 상황도 지켜볼 일이다.

Q : 그래서 최종 결과를 언제 알 수 있나?

A : 아무도 자신 있게 답을 못합니다. 개표 지연뿐 아니라 각종 소송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까지도 결론이 안 나면 새로 구성될 하원의 의장이 대통령직 대행을 맡게 된다. 같은 질문을 받은 뉴욕타임스 역시 "인내심을 가져달라"는 대답이다.


김필규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