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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나의 가정교사 ‘신문’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는 나에게 아침마다 찾아오는 유일한 친구가 있다. 신문이다. 신문을 받으면 너무 고마워 선물 보따리 풀듯이 소식을 하나하나 열심히 읽는다.

나는 신문 읽기를 아주 즐겨한다. 평생 해오던 습관이다. 그러데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기사 오려 붙이기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생긴 즐거움이다. 그중 낱말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가로세로 바둑판에 낱말을 맞히는 것인데 오려서 붙여놓고 공부한 노트가 벌써 두 권째다. 마지막 한 칸을 못 채워서 애태우기도 하지만 모르는 낱말을 가로세로 맞히다 답이 튀어나올 때의 기쁨은 아주 크다.

다 맞힌 것에는 100점을 주는데 다 맞히기가 힘들다. 노트 한 권을 다했는데 100점이 겨우 5번밖에 안 된다. 그것도 잘했다고 나에게 칭찬해준다. 낱말 공부에 어휘도 늘고 모르는 단어의 정확한 뜻도 알게 된다. 나 같은 노인들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것 같다. 남편은 답 맞히느라고 끙끙대는 나에게 “당신은 절대 치매 걸리지 않겠다”고 놀린다.

오피니언 면의 ‘한마디’ 칸도 오려서 모아 놓는다. 아주 작은 한 귀퉁이에 ‘여기 좋은 글 있어요’라고 말하듯 얼굴을 내미는 글인데 울림은 큰 명언들이다.



과학을 소개하는 기사도 종종 오려서 보관한다. 재미있는 내용은 손주들에게 가끔 이야기해준다. 나 같은 할매도 과학에 흥미를 갖게 도움을 준다.

아름다운 시가 나오면 그것도 오린다. 마음이 풍성해진다. 가끔 가던 책방도 못 가는 요즘 신문은 가정교사처럼 내가 낱말, 과학, 문학, 역사 등 여러 분야의 것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준다.

읽고 쓰고 공부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간다. 오늘도 머리 좋아지게 낱말 풀이 한 번 해볼까. 몇점이나 맞을까?


정현숙·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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