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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마스크 패션'

 젊고 선견지명이 있고 성격이 소탈했던 것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매력이었다. 소탈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꾸밈 없이 부드러운 말과 몸짓을 할 때를 이르는 말이다.

 옛날 ‘백가면’이란 추리 모험 소설이 생각난다. 김내성 작가가 쓴 작품이다. 아무도 백가면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둑한 밤, 흰 가면의 까만 눈이 방안을 엿보는 장면이 무서워 창문을 미리 닫고 내다보지 못하곤 했다. 가면은 탈의 우리말이다.

 ‘마스크(MASK)가 좋다’ 등의 표현에서 ‘마스크’는 얼굴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원래 보이지 않는 천연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웃는 얼굴도 성난 얼굴도 천연 마스크의 표현이다.

 속마음을 위장한 겉의 ‘나’가 되기도 한다. 미리 마스크를 쓰고 남을 만난다. 가수나 배우 등 화려한 직업인들은 물론, 엄한 얼굴을 해야 하는 정치가, 법관, 성직자, 교수들도 무대에서 내려가면 천연 가면인 얼굴로 무장을 풀고 원래의 ‘나’로 편히 지낸다. 꾸미지 않은 맨 얼굴을 좋아한다.



 코로나로 별난 세상이 되면서 마스크 패션 붐이 일고 있다. 재료와 색상과 모양새와 기능성 등이 다채롭다. 새로운 디자인과 재빠른 상술이 패션의 역사를 쓰고 있다. 걸어가는 사람의 얼굴에서 먼저 마스크가 보인다. 얼굴의 반을 가린 마스크에 갖가지 꽃이 핀다.

 그러나 누구나 이러한 걱정스러운 패션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 속마음을 곱게 내보이는 천연 마스크, 위장 없는 그 얼굴에 함박꽃이 어른거린다.

 마스크 패션이 오래 머물지 않기를 빌 뿐이다.


문 영·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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