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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그리운 어머니

지난 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계속될 줄은 몰랐다. 미국에서 3월부터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수개월이 지나면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길어야 여름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해를 넘겼다. 해를 넘기는 지난 겨울부터는 LA의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병원도 이미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의료대란의 상황을 겪고 있다.

미국에 온 지 27년이 되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연례 행사로 하는 일이 있다. 매년 가을에 한국을 방문해 어머니를 찾아 뵙는 것이다. 이제 90을 넘은 어머니는 수년 사이에 기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셨다. 해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머니의 모습을 뵙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반가웠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한국에 갈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외국에서 오는 방문자들에게 격리를 시작하면서 가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이제나저제나 한국을 갈 수 있는 기회를 보다가 해를 넘겼다.



90세가 넘은 어머니를 언제 다시 만날 지 기약할 수가 없다. 매년 한 번씩 찾아가 만난다고 해도 이제 그 횟수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그중 한 번을 잃었다. 코로나 사태가 가을까지 간다면 또 하나를 더 잃게 된다.

세상이 좋아져 카톡 등의 영상통화로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는 있지만 직접 만나는 것을 대신하기는 부족하다. 옆에서 손이라도 잡고 따듯한 눈빛을 나누어야 하는데 온기 없는 흐린 화면으로 어머니를 볼 뿐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본다. 올 가을에는 코로나가 사라져 자유스럽게 한국을 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영상통화로 달래면서 참아야겠다. 코로나가 사라질 그날을 기다린다.


최미선·애너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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