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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새해를 맞는 자세

뒤뜰 감나무에서 까치소리가 요란하면 엄마의 얼굴은 펴진다. 아무래도 오늘 반가운 손님이 오시려나 보다고. 시집간 누나를 꿈에 본 듯한데 정말로 노랑 저고리에 연분홍 치마가 고개마루에서 나부낀다. 하얀 보따리 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어머니는 새해가 되면 누나를 더 많이 기다리셨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열두 달력을 바꿔 달았다. 그렇게 한 해를 보냈다. 아니 보내버렸다. 간다는데 잡고 늘어진들 무슨 수가 나랴. 지난 해와 새해는 공간이나 시간의 다름이 없다.

있던 자리 그대로이고 아침 7시에 앉아 있다. 달력이 바뀌고 대통령이 바뀌고 깃발을 들고 거리를 휘저어도 새해가 지난 해와 달라질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의 뜻이 바뀌고 행동이 새로워야 새 시대가 열리리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할 일이 많은 새해다.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나는 나대로 장사꾼은 장사꾼대로 지도자는 그들대로 못 다한 지난해가 아쉬우리라.

나는 집안과 주위가 편안하면 만족한다. 장사꾼은 한 푼 한 푼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지도자는 몰려드는 아첨꾼과 모리배들 물리치고 매일 부릅뜬 눈으로 지구를 돌며 세계를 따지고 국민의 일상과 국가의 위상을 지키는 고달픈 철학자라야 한다.

그런 지도자들만이 명군으로 역사에 남는 왕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수상이 된다. 숨어서 보필하는 조력자가 지도자의 위상을 높인 예도 역사에 많다. 박정희에겐 김정렴이 있었다. 트럼프에겐 누가 있을까.

우린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산다. 올해를 사는 것 또한 새해를 위한 삶이다. 어두운 얘기는 지난 해에 버리고 모두 잊어 버리자. 새 해의 새해를 맞았다. 뛰자.


지상문·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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