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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작심’보다는 ‘준비’다

처음 해외 여행을 할 때 실수를 많이 했다. 66세에 처음으로 혼자 배낭을 메고 가본 곳은 이집트의 카이로였다. 대한항공에 다니는 아들이 늘 해외 여행을 하고 싶다는 아버지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회사에서 보너스로 받은 세계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는 왕복 비행기표를 주었다.

아들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나는 해외 여행을 해본 적도 없었고 어디로 가야할지도 몰랐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세계 7대 불가사의’를 떠올렸다. 그중에서도 피라미드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아들에게서 카이로 비행기표를 받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비행기를 탔다. 카이로에 도착하면 잘 수 있는 저렴한 호스텔 하나는 예약했다.

나는 생각했다. 호스텔이라고 하는 곳은 젊은 배낭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이니 그곳에 가면 틀림없이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갈 곳을 물어보든지 아니면 같이 좀 가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한 달간의 휴가를 얻고 돌아오는 날을 30일 후로 정했다. 그러나 나는 카이로에 도착해 이틀 밤을 자고 3일만에 돌아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카이로에 가야겠다고 작심은 했지만 준비가 부족했다.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잤다.

그러나 혼자하는 배낭 여행은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해외 여행을 가기 전에 계획을 꼼꼼히 세운다. 어떤 비행기를 어디서 타야할지, 잠은 어디서 자야할지, 식사는 어디서 해야할지, 화장실은 그 나라 말로 어떻게 하는지 등을 철저히 준비한다.

여행에서는 ‘작심’보다는 ‘준비’가 더 중요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서효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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