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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버린 아이스댄싱 3남매'

미국 출신으로 일본·그루지아 대표 출전

'미국을 버린 남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아이스 댄싱 3남매가 화제와 논란에 휩싸였다. 미시건주 칼라마주 출신의 캐시(22) 크리스(20) 앨리슨 리드(15)가 그 주인공들.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다른 국기를 가슴에 달고 오륜 대회에 나선다.

이들은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는 일본인으로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서 캐시와 크리스 남매는 일장기를 달고 함께 아이스 댄싱을 선보인다. 캐시와 크리스는 9년 전 피겨 스케이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지역 예선도 통과하지 못하는 등 별 재능을 보이지 못하자 코치가 '아이스 댄싱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아이스 댄싱에선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전국 디비전 대회에서는 간혹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꿈은 올림픽 출전이었으나 미국 대표팀으로 뛰기엔 실력이 부족했다. 그래도 캐시와 크리스는 올림픽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얼마 뒤 이들은 일본 대표로 뛰기를 결심했다. 아이스 댄싱이 빈약한 일본에서 이들은 곧바로 일본내 최고의 팀이 됐다.

미국 올림픽 관계자들이 리드 남매가 편법을 썼다며 문제시할 수도 있었으나 별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 남매는 일본에서 아이스 댄싱의 인기를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서 캐시가 변형된 기모노를 입은 채 남동생과 일본 포크 댄스식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막내 여동생 앨리슨의 스토리도 흥미롭다. 언니 오빠와 어울리면서 앨리슨도 자연스럽게 아이스 댄싱에 입문했다. 11살 때 이미 엘리트 아이스 댄서로 평가받았지만 키가 문제였다. 4피트 10인치로 너무 작아 파트너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특히 아이스 댄싱에서는 남녀간의 '조화'가 중요한 데 남자 댄서와의 신체 차가 너무 크면 보기가 좋지 않다. 앨리슨은 "당시 아이스 댄싱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마침 뉴저지에서 아이스 댄싱을 하던 그루지아 출신의 남자선수 자파디즈를 만나면서 천신만고 끝에 파트너를 찾았다. 아이스 댄싱에선 남자와 여자의 국적이 다를 경우 한 나라의 대표로 뛰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독일에서 올림픽 예선을 치른 이들은 커트라인인 5위에 힘겹게 오르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1년 전에 파트너도 없었던 앨리슨은 이제 언니 오빠와 함께 꿈의 무대에 나서게 됐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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