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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상식] 한 사업가 이야기

가족의 '동아줄' 된 생명보험증서
재정계획 기본은 안전도와 수익성

10여 년 전 세상을 떠난 어느 한인의 얘기다. 80년대 초반 유학생으로 미국에 온 P씨는 한때 한인사회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업가로 이름이 높았다. 명석한 두뇌와 타고난 사업수완으로 90년대 초반 설립한 제조 회사를 통해 많은 돈을 모은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 그 자체였다.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 살며 최고급 승용차를 몇 대씩 갖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P씨의 삶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회사가 자금난에 봉착하고 설상가상으로 주식투자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부터였다.

늘 오르막길만 경험했던 P씨에게 갑자기 찾아온 위기는 큰 스트레스가 됐고 결국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도박에까지 손을 대면서 불과 3년 만에 전 가족이 한인타운의 아파트로 이사하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의 어느 누구도 P씨가 이런 처지에 이르리라고 상상조차 했을까. 그 후로 P씨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나름대로 재기에 힘썼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암이 다시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결국, 1년도 채 되지 않은 투병생활 끝에 P씨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고작 5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고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그였기에 가족과 친지들의 슬픔은 그만큼 깊었다.

고인의 장례식을 마친 후 가족들은 막막한 앞날을 걱정하며 유품을 정리하다 우연히 생명보험 증서를 하나 발견했다. 사업이 잘 되고 있을 때 지인의 권유로 가입해둔 2백만 달러짜리 생명보험이었다. 보험에 가입하고 약 6년 정도 보험료를 냈지만 이후 3년 동안은 형편이 어려워 보험료를 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던 생명보험이었다. P씨 자신조차도 이 보험이 이미 자동소멸됐을 것으로 생각해 죽기 전에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설마 하며 알아본 결과 뜻밖에도 이 보험은 멀쩡하게 효력이 유지되고 있었고 가족들은 생각지도 않은 2백만 달러의 보험금을 받게 됐던 것이다. 가장을 잃고 실의에 잠긴 유가족에게 이 보험금은 '하늘의 동아줄'이나 다름없었다.

해마다 변해가는 경제를 보면 P씨의 인생과 닮은 점이 많다. 돌이켜 보면 집만 사면 돈을 번다고 난리법석이었던 때가 있었다. 당시 은행들은 다운페이가 없어도 이자만 받고 집값을 턱턱 빌려줬고 주택 에퀴티를 뽑아 또 집을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택가격이 이미 소득수준을 훨씬 넘어섰는 데도 사람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필자도 10여 년 전 한 유명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수익률 8% 정도의 저축성 생명보험을 권유했다가 "집만 사면 1년에 못해도 수만 달러는 버는 데 차라리 주택에 투자하겠다"며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때 부동산 투자만이 최고라고 큰소리쳤던 그 전문가는 지금 파산신청 중이다.

그 이후로도 금 또는 비트코인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큰 수익을 기대케 하는 많은 대상이 나타나고 이중 일부는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지속적이고 영속적인 투자처는 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배우고 있다.

모든 재정계획의 기본은 안전도와 수익성을 적절하게 고려해 투자를 골고루 배분하는 것에 있다. 돈 좀 된다고 해서 전재산을 한곳에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경제가 잘 되든 안되든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고 재정적 이익과 손실을 적절히 예상하는 것이 재정계획의 기본이다.

가파른 오르막 뒤에는 가파른 내리막이 오기 마련인 데 유난히 경사가 심했던 P씨의 삶과 그보다 더 경사가 심한 요즘의 경제사정이 쌍둥이 같아 보인다.

▶문의 (213) 503-6565


알렉스 한 / 재정보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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