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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전직 판검사 얘기 듣고, 모의재판하며 법과 친해진 시간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0/13 16:22

학생기자 리포트-법교육 프로그램

법에 관심 있는 소중 친구 여러분, 안녕하세요, 9기 학생기자 김나연입니다. 여러분은 매년 여름·겨울방학에 사법연수원의 법교육 프로그램이 열리는 걸 알고 있나요. 저는 지난여름 경기도 일산의 사법연수원에서 법교육을 받았습니다. 초·중·고생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신청해 100명까지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이틀에 걸쳐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6교시 수업을 받아요.

첫째 날은 사법연수원의 이동현 교수님으로부터 앞으로 2일간의 수업 일정과 기본적인 내용을 듣는 것으로 시작했죠. 2교시에는 처음 만난 참가자들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레크리에이션을 했어요. 분위기가 좀 띄워진 3교시에는 다음 날 예정된 모의재판이 무엇인지 듣고, 모의재판에서 맡을 역할을 선정했죠. 모의재판이란 미리 짜둔 재판 대본을 사용해 실제 재판과 같이 진행하는 거예요. 판사·검사·변호사·피고인·피해자·증인·배심원 등을 추첨으로 뽑았죠. 그중 제가 맡은 검사는 피고인이 아닌, 피해자와 피해자의 증인 측에 서서 피고인이 죄가 있음을 증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년중앙 김나연 학생기자는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았다.





점심을 먹고 진행된 4교시에는 법무부와 검찰청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죠. 사법연수원의 김용자 교수님이 강의를 진행하셨는데, 전직 검사에게서 직접 듣는 여러 사건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었고 질문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김용자 교수님은 검사가 되었으면 하는 사람들의 덕목에 대해서도 말해주셨어요. 특히 꼼꼼하고, 사건을 해결하고 피고인의 죄를 맑혀내기 위해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하셨죠.
법원과 재판 이야기를 주제로 한 5교시는 판사를 하셨던 이동현 교수님의 강의였습니다. 둘째 날 진행할 모의재판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았죠. 재판이 진행되는 순서, 판사·검사 등 역할별 좌석 배치도 배웠고요. 배심원이 무엇을 하는지도 알려주셨죠. 배심원은 해당 재판과 관련이 없는 일반인들이 하게 되는데요. 재판 전 법원에서 무작위로 배심원 참석 우편물을 보내고 배심원으로 참석하면 일당을 받는다고 합니다.



법원과 재판에 대해 강의한 사법연수원 이동현 교수(왼쪽)와 기념 촬영한 김나연 학생기자.





마지막 수업에는 로스쿨과 재판연구원, 변호사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죠. 사법고시를 통해 현재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전은진 변호사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변호사가 피고인을 변호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가끔은 의뢰인, 즉 피고인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게 무서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죠. 그들에게는 변호사는 도와주러 온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위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강의가 많기는 했지만 어렵지 않고 스토리텔링식으로 진행돼 재미있었죠.
둘째 날 역시 아침부터 바로 강의가 잡혀 있었습니다. 1교시는 서울가정법원의 전경태 판사님이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의 특징과 차이에 관해 이야기해주셨죠. 민사재판은 흔히 개인 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재판이지만, 형사재판은 폭력·살인 등 범죄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진행하는 재판입니다. 민사재판에서는 고소를 하고 형사재판에서는 소송을 하죠. 여기서 예외적으로 소년보호재판은 범죄소년·촉법소년·우범소년의 3가지로 나뉘는 비행소년을 처벌하기 위한 재판으로 민사·형사재판과는 따로 진행됩니다.



법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법연수원의 모의재판실.





2교시는 양형 체험프로그램이었어요. 양형은 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일을 말합니다. 살인범죄·절도범죄·강제추행죄의 3가지 상황을 연출된 영상으로 보고 양형기준에 따라 직접 판결을 내려 봤죠. 강의 중 가장 재미있었던 체험 프로그램이었어요. 이날 수업과 같은 체험은 ‘양형위원회’ 사이트에서도 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어제부터 준비한 모의재판을 할 시간. 100명을 25명씩 4팀으로 나누어 3교시에 두 팀, 4교시에 두 팀씩 진행했죠. 저는 3교시 모의재판에 참여했어요. 모의재판실로 이동한 뒤 판사와 검사는 옷을 갖추어 입고 각자 역할에 맞는 자리에 갔죠. 재판이 시작되고 검사 역할을 맡은 저는 증인과 피고인 심문을 했습니다. 재판 주제는 스마트폰 절도 사건이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심원들의 만장일치와 판사들의 의견을 조합해 피고인은 무죄를 선고받았어요. 판결을 내리는 시간에는 주장의 빈틈이나 피고인의 행동과 진술의 일치, 알리바이 등을 분석해가면서 진행했죠. 증인이 진술한 피고인의 인상착의가 눈에 띄게 달랐으며 피고인 지인들의 증언에서도 증인이 주장하는 피고인의 모습들과 많이 달랐던 모습들이 배심원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만장일치가 나왔다고 봐요. 대본을 사용하는 모의재판이지만 그냥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닌 정말 실제 재판과 같게 진행돼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이후 사법연수원의 각 장소를 둘러보고, 퀴즈를 풀기도 했죠.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은 김나연 학생기자는 증인과 피고인 심문을 했다.





제가 다녀온 법교육 프로그램은 초·중·고등학교 때 각각 1번씩 체험해 볼 수 있어요. 지금 생각하는 자신의 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법이라고 하면 왠지 멀게 느껴지는데 사법연수원의 법교육은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체험·소통형으로 법에 관해 알려주기 때문에 흥미롭거든요. 또 그렇게 법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 실제 재판소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든 재판소가 방청을 원한다면 그냥 가서 재판 방청을 신청하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해요. 저는 증거물과 증인들의 진술, 그리고 피고인 죄의 무게를 재는 형사재판에 관심이 생겼답니다.
글·사진=김나연(용인 이현중 1) 학생기자, 정리=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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