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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궁금한 건 무엇이든 공부하는 박종진씨

‘문학-음악-과학-맥주-스시까지’ 관심

박종진(사진∙64)씨는 1980년 시카고에 도착했다. 대학 2학년 때 미팅에서 만난 여학생이 미국 이민을 간 후 다시 그를 찾아와 결혼을 한 것. 제대하고 졸업할 즈음 초청장을 받았다.

한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박씨는 UIC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다. 학업을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가 교단에 서보려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의 권유로 플리마켓에서 청바지를 팔기 시작하면서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경기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 후 소매상을 거쳐 클락 길 도매상 거리에 터전을 잡고 여자 액세서리, 가방 등을 취급하면서 2005년까지 25년간 비즈니스에 몰두했다.

딸 둘을 뒀는데 모두 미혼이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큰 딸은 LA 변호사이다. 막내 딸은 월마트 계열의 BONOBOS 시카고 다운타운 미시간길 지점장으로 일한다.



글쓰기를 즐기는 박씨는 수필과 소설을 쓰곤 한다. ‘예수의 흔적’이란 기독창작소설로 당선의 영광도 맛 봤다. 미주(LA) 소설가협회 회원이자 시카고 문인회원인 그의 단기 목표는 4월경 한국 외교통상부가 주관하는 ‘740만 재외동포 문학상 공모전 입상이다. 그는 글을 쓰면서 새삼 세종대왕을 존경하게 됐다고 한다. 한글만큼 과학적인 글자는 없다며 모든 표현이 가능한 한글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궁금하면 어떤 분야이건 깊이 파고 든다. 길게는 10년, 짧게는 2년 정도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 탐구한다.

클래식 음악에 빠져 서양 음악사를 공부하는 동시에 베토벤, 모짜르트, 쇼팽, 바하 등의 음악을 듣기 위해 CD 1300장을 구입했다. 지금은 어디에서든 음악이 들려오면 누구의 곡인지 금방 알아낼 정도다.

그는 맥주에도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고 있다. 5년간 연구 후 제일 좋아하는 맥주를 선택했다고 한다. 좀 쓴 맛이 나는 IPA(인디아 페일 에일)에서는 파운더스사의 ‘All Day’가 좋고 라거에서는 샘 애덤스사의 ‘보스톤’ 브랜드라고 귀띔한다. 심지어 스시맨 경력도 있다. 독학으로 배워 클락 길에서 일식집도 운영했었다.

비행기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 이래 제조된 다양한 비행기들에 대해 제원과 성능, 엔진 사이즈까지 4-5년을 투자해서 공부했다.

기독교인인 그는 종교와 과학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천체 물리학을 7-8년간 독학했다. 박씨는 “물리학 공부를 시작, 양자 역학을 끝내면서 드디어 하나님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과학 지식을 근간으로 하면 GOD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요즘은 꽃과 나무에 심취해 휴대폰으로 사용하기 편한 식물도감을 만들고 있다. 이름 모를 꽃과 나무의 이름을 찾아 정리하려면 5년 정도가 필요한 프로젝트라고.

그는 자신의 인생 모토를 “자유롭게 살아간다-Liberal 하게”라고 소개했다. 박씨의 삶의 이력들을 잠깐만 들어봐도 그의 삶은 이미 누구에게도 속박 받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한 듯하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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