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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소명 받은 두 여인

최선주
최선주 기자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13 17:59

신뢰와 존경의 대상으로부터 인정과 호의를 받는 것은 영예롭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위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중대한 사명을 받는 것은 평범하게 살면서 안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고행과 시련의 삶일 수 있다. 인생은 육신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삶인가, 원대한 이상과 가치를 추구하는 삶인가에 따라 하늘과 땅의 차이를 만든다. 누구에게나 죽음이 임한다고 해서 인생은 그저 거기서 거기다고 여긴다면 엄청난 착각과 오해 가운데 사는 사람이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의 삶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호의를 받은 이가 겪는 전형적인 어려움을 목격하게 되나 시편 126에서 노래하듯이 주안에서 소명을 감당하는 과정상의 시련과 눈물은 궁극적인 기쁨으로 보답해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원칙이다. 천사의 방문을 통해 하나님의 명을 전달받은 마리아는 아직 소녀였다. 성령으로 잉태된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는 일은 엄청난 은혜임이 분명하나, 미혼모라는 오해와 손가락질 속에서 평범치 않은 삶을 사는 아들을 지켜보아야 하는 어머니로서의 삶의 고통은 자명했다.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사람으로서는 불가한 일을 가능케 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설명하면서 마리아를 방문하기 전에 그녀의 친척 아주머니가 되는 엘리자베스를 찿아가 불임인 그녀가 잉태하리라는 소식을 알려주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천사가 떠난 후 마리아는 주변의 많은 이들을 떠올려가며 누구와 그 엄청난 일을 상의할 수 있을지 고민했을 것이다.

간단하고 평범해 보여도 마리아와 엘리자베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 마리아가 엘리자베스를 찿아가고 엘리자베스를 통해 그녀의 신앙이 강화되는 내용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의 신앙여정에 꼭 필요한 신앙의 벗과 동역자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상황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들어주는 사람은 영적으로 같은 사람이어야만 가능하다. 하나님은 엘리자베스를 준비시키고 태동에 의한 영감을 통해 마리아가 비밀한 내용을 털어놓기 전에 구세주의 잉태사실을 알게 하셨다. 마리아가 석달간 엘리자베스와 동거하게 하여 믿음을 굳게 하고 확신을 갖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였다.

마리아는 엘리자베스의 환대를 받고 하나님을 찬양했다. 누가복음 1장에 묘사된 마리아의 찬가는 하나님께서 평범한 자신을 주목하시고 하나님의 원대하고 중요한 일을 감당케 하심이 축복임을 선포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자신의 처지를 염려하고 태아의 안전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세상에 자비를 베푸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불러주심에 대한 찬양이었다. 마리아는 자신의 환경을 뛰어넘어 전 우주적인 규모로 찬양하며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선포했다.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고 기뻐함으로써 참된 예배자와 신앙인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준다. 마리아의 찬가는 하나님께서 주목하여 보셨을법한 그녀의 순수하고 강한 신심의 면모를 짐작케 해준다. 일신상의 안일과 각종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기복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많은 기독교인들의 기도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내용이다.

사람들과의 사귐에 있어 득실을 먼저 따지고 따분한 상황이 되면 하루아침에 이방인의 얼굴이 되어 의리를 저버리는 사람들에게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소명은 그 의미조차 납득불가일 것이다. 하나님은 믿음이 같은 사람을 통한 격려와 위로를 준비하시고 소명을 감당케 하신다. 믿음은 혼자 쌓아가는 것이 아니고 믿음의 사람들과 신뢰를 교환하는 검증을 거쳐 건전하게 깊어지게 함이 하나님의 방법이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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