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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TALK] 연대가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미국 내에서 실질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시작된 지난 3월 초, 세계 최대 규모의 클래식 공연 기관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5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던 올해 시즌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모든 고용인의 급여 지급도 3월을 끝으로 중단된다는 소식이 3월 19일 자 뉴욕타임스를 통해 공개됐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케네디센터를 홈으로 하는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역시 같은 이유로 연주자들의 생계가 위협에 처하게 되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프리랜서 음악가들뿐만 아니라 거대 예술단체들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며 음악계의 위기는 현실로 다가왔다.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학교는 물론, 종교행사나 강연도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렸다. 화상 회의와 강의를 위한 관련 제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고, 음악가들 역시 온라인으로 관객을 만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형 연주단체들은 이전 연주 영상을 오픈하고 관객들을 초대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온라인 콘서트홀인 베를린 필하모닉과 메트 오페라는 한시적으로 모든 공연 콘텐츠들을 무료로 열었다. 특히 메트 오페라의 온라인 공연은 2007-08년 시즌에만 133만 달러의 티켓 이익을 거둔 바 있다.

최대 온라인 클래식 음악 매체 중 하나인 ‘바이올린 채널’은 ‘거실 라이브’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서 30분짜리 미니 리사이틀을 열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비보 페스티벌(VIVO Festival)의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김시우가 출연했고, 이튿날에는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이 페이스북 무대를 꾸몄다. 청중들은 실시간 피드백과 더불어, 연주자 소개에 안내된 벤모 어카운트로 직접 후원을 할 수 있다. 무대를 잃은 프리랜싱 음악가들을 지속해서 대중에 노출하고 재정적인 지원을 끌어내도록 돕는 프로젝트로, 김시우의 연주 경우 공연 하루 만에 조회 수 8000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의 클래식 현대 음악 중흥을 위해 창립된 New Music USA는 음악가들을 직접 후원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취소된 음악회들 가운데 현대 음악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관련된 연주자들을 위한 긴급 펀드를 27만 달러를 모금했다. 현대음악 연주자들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지원되는 이 펀드는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아 540명의 연주자에게 1인당 500달러씩 선착순으로 지급된다.



독일의 문화부 장관 모니카 그뤼터스는 “바로 지금, 예술가들이 꼭 필요한 시기”라고 말하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1,560억 유로, 미화로 약 1,700억 달러에 달하는 문화 예술계를 돕기 위한 추가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프리랜서 음악가들을 위한 지원도 포함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지 못한 행사와 프로젝트들에 대한 지원금에 대한 회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뤼터스 장관은 전염병의 파괴적인 결과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이때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은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그 나라 예술가들은 물론 많은 사람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엘리베이터나 건물 입구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점자는, 누구에게는 그냥 점 몇 개이겠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 홀로 설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길잡이다. 작은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전염병이 돌고 사람들이 죽어가며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것만 지옥이 아니다. 희망을 붙들고 막막한 상황을 이겨내는 모든 사람의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김동민 / 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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