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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순간을 낚아채 영원 속으로 던지다

이제, 시간이 차려준 밥상
앞에 모여 만찬은 시작되고
별들이 먼 데서 무리 짓는 저녁
들꽃은 향기를 토해내며 이별을 선언한다.

몇 번의 만남으로 인연 우거져
꽃을 피우던 여름 오후의 정사는
색색으로 무늬 져 기록을 남기고


철새의 날갯짓으로 해후를 예언하던
구름은 흘러내리는 과즙을 핥듯
순간을 낚아채 영원 속으로 던진다.

이제, 홀로 밥을 먹어야 하는 이들과
고독을 베고 잠을 청해야 하는 이들은
사랑을 등진 채 고치를 짓고
이별을 기리며 얼레를 돌리리라.


조성자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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