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11월 예찬
숲속 나무들이등허리를 허옇게 드러내는 11월
거리에는 이른 크리스마스트리
골목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누군가 뜨거운 차 한잔을 건넨다
졸고 있는 실파를 다듬는 할머니
많이 팔라 덕담을 건네준다
뒤늦게 자리 잡은 액세서리
하나둘 불을 밝혀 흥정을 부른다
어둠을 밝히는 저 크리스마스트리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 송가도
11월의 서른 밤을 건너지 못하면
당도할 수 없는 축제
두꺼운 외투를 벗고
손을 내밀고 싶은 11월
느린 걸음으로 달려오는
작은 것들의 소리를 기다려주는 11월
누군가를 이어주는
헐벗은 나와 악수하는 달
그의 앞에서는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임혜숙 / 시인·베이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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