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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 이상 아팠다 괜찮았다 하는 두드러기, 의심해 보세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원인 모르는 가려움증·통증
혈관 부종, 우울증 동반 우려
예방 어려워 조기 진료 중요

두드러기는 흔한 피부 질환 중 하나다. 전체 인구의 약 20%가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두드러기를 겪는다. 근데 그중에는 고약한 녀석이 있다. 증상이 가라앉았다 심해지기를 반복하고 잘 낫지도 않는다. 원인도 딱히 없다. 심한 통증까지 동반돼 삶의 질이 급격히 무너져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다. 특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질환이라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 많은 환자가 고통을 겪으면서도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에 대해 알아봤다.



건강한 체형의 김경애(48.가명)씨는 2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두드러기를 앓고 있다. 증상은 주로 등 아래쪽에 넓게 나타나는데 가려움증과 통증이 심해 밤이 되면 잠을 거의 자지 못한다. 동네 피부과를 다니며 먹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로 치료하고 있지만 증상만 겨우 가라앉히는 수준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다.

김씨와 같은 경우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일 수 있다. 이 질환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려움증과 두드러기가 계속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명확한 원인이 있는 일반 두드러기와 달리 한 번 발생하면 6주 이상 거의 매일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사회활동 활발한 젊은 여성 잘 걸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지금까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다. 해외에서도 최근에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진료 지침을 발표했다. 질병 코드가 없어 정확한 국내 환자 수는 집계되지 않지만 적지 않은 인구가 이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예영민 교수는 "최근 5년간 국민건강보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는 600만 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며 "이 중 약 12.8%는 6주 이상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20~40세에 많이 나타난다.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불편한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다 보니 환자의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려움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피로가 쌓인다. 증상이 잠시 가라앉아도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몰라 환자의 불편함은 더욱 크다.

유병 기간은 평균 3.76년에 달한다. 환자의 62%는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돼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피부가 부풀어 오르거나 심한 가려움증, 타는 듯한 작열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겉으로 보면 모기에 물렸을 때처럼 피부가 광범위하게 부풀어 오른다. 성인 환자 중 약 30%는 '혈관 부종'을 동반한다. 혈관 부종은 피부 깊숙한 곳의 혈관에서 체액이 빠져나와 주변 조직이 붓는 증상을 말한다. 얼굴에 생기면 벌겋게 달아오른다. 주로 눈꺼풀.입술.혀.인두 등 얼굴과 점막 부위에 주로 생기지만 신체 어느 곳에도 나타날 수 있다.



겉으로는 모기에 물린 것처럼 보여

최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 673명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두드러기 때문에 생긴 가려움증과 혈관 부종이 환자의 학업.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환자 중 22%는 '지난 일주일간 업무 시간 중 최소 1시간 동안 두드러기로 인해 일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크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는 우울.불안.대인기피증 같은 정신 질환을 동반할 확률이 약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병의 원인과 기전이 불확실해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질환이 의심되면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의 알레르기내과나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1차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한다. 이 중 50% 정도는 증상이 호전된다. 나머지 30%는 항히스타민제를 네 배 증량해도 두드러기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 기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환자를 위해 더 다양하고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예 교수는 "두드러기 증상의 중증도와 조절 상태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병명조차 생소해하는 환자들이 빨리 치료를 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질병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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