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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녹지 600만평 헐고 25조원 들여 10만가구 지었는데...강남권 택지 개발의 '역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0 08:32

2000년 이후 강남권에 택지 10곳 개발
25조원 들여 주택 10만 가구 건립
강남 집값 안정 효과 의문스러워
당첨자에겐 '로또' 안겨준 셈
저비용 친환경 주택 공급 필요


서울 강남구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현재는 공공주택지구). 이명박 정부 때 강남권에 그린벨트를 해제한 보금자리지구 4곳을 조성해 1만9000가구를 공급했다.

정부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과열을 식히기 위해 주택 공급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주요 공급원은 공공택지 개발이다.

공공택지는 공공이 수용을 거쳐 대규모 주거지로 조성하는 땅이다. 한꺼번에 수천·수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시장의 이목은 서울 강남권에 공공택지가 개발되느냐다. 시장의 공급 부족 목소리가 커 강남권에 '미니 신도시'가 들어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공공택지를 통한 공급 확대가 과열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권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을까.

2000년 이후 강남권 주택 수요를 분산하고 흡수하기 개발한 공공택지가 10곳이다. 총면적이 2019만㎡(667만평)다. 인구 29만명이 살 주택 11만가구를 짓는다. 10만가구가량 준공했다. 면적과 주택 가구 수가 분당 규모다. 10곳 개발에 총 25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규모로 2곳이 330만㎡(100만평)가 넘는 신도시이고 나머지는 미니 신도시급인 택지지구다. 9곳이 행정구역상 강남권 안에 들어섰다.

강남권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한 첫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 프로젝트가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다. 이어 임대주택 공급이 주된 목표인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세곡지구 등 3곳을 강남구와 서초구·송파구에 만들었다.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개발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나섰다. 본격적인 그린벨트 개발의 시작이다. 강남·서초구에 4곳 2만가구다.

서울 시내 공공택지 개발에서 강남권이 가장 많은 혜택을 봤다. 2000년 이후 개발된 서울 공공택지 17곳(6만3000가구) 중 강남권이 성남·하남에 걸쳐 있는 위례를 제외하고 8곳(3만2000가구)으로 절반 정도나 된다.

강남권에 사는 일반가구가 60만으로 서울 전체(381만가구)의 16%에 불과하다.

강남권 공공택지 10만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강남권 총 주택 50만 가구의 20%에 해당하는 상당한 물량이다. 하지만 현재 집값 문제가 보여주는 대로 공공택지 대량 주택 공급의 효과가 크지 않다.

2만9000가구의 판교 입주가 2009년부터 시작하고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이 2011년부터 들어섰지만 강남권 집값은 계속 올라갔다.

공공택지가 강남권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공택지 개발은 청약가점제 등으로 무주택자 우선 공급 원칙을 따른다. 강남권 주요 지역 진입을 원하는 수요자가 분양받기 어렵다. 공공택지는 강남권에서도 외곽에 개발되다 보니 교육·문화·업무시설 등이 자리를 잡은 중심 지역보다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편이다.

대신 강남권 공공택지 개발은 무주택자에게 ‘로또'를 안겨줬다. 대부분 그린벨트를 개발한 덕에 땅값이 저렴해 분양가가 '반값 아파트'로 불릴 정도로 쌌다.

2006년 3월 3.3㎡당 1100만원 정도에 분양한 판교가 지금은 3.3㎡당 3000만원에 육박한다. 당시 3억5000만원 선인 전용 84㎡가 현재 11억~12억원 정도다. 12년 반 동안 240% 뛰었다. 같은 기간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30~40%다.

2009년 9월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3.3㎡당 1100만 원대였다. 지금은 3.3㎡당 2800만원가량이다. 9년간 150% 올랐다. 이 기간 강남구 아파트값은 17% 올랐다.

2010년 3월 3.3㎡당 1200만원에 첫 분양한 위례신도시는 지금 3.3㎡당 3000만원 선이다.

이번에 강남권에 공공택지가 개발된다면 역대 최고의 ‘로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강남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는데 분양가가 저렴할 것이어서다.

하지만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 외에는 그림의 떡이다. 강남 수요보다 ‘로또’를 잡으려는 청약자가 몰릴 것이다.

서울에 놀고 있는 땅이 별로 없어 정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그린벨트를 헐어 공공택지를 조성할 전망이다. 공기 정화 등 나무 한 그루의 경제적 가치를 35만원 정도로 보는 분석이 있다. 평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아파트 개발 가치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린벨트가 밀리는 이유다.

공공택지를 개발해 대량으로 주택을 공급한 덕에 그나마 강남권 집값을 견제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재고 물량이 많아야 가격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엄청난 금액을 들여 도시 ‘허파’를 갉아내면서 개발한 비용에 비해 집값 안정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강남권 공공택지 개발의 ‘가성비’에 의문이 든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저비용의 친환경 공급 방안이 필요하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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