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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넘어 세상 밖으로”

한국 장애인체육대회 참가한
동남부장애인체육회 해단식
내달 송년행사 겸 기금모금

16일 둘루스의 브레이커스 식당에서 열린 미동남부장애인체육회 해단식. 식당 한쪽에 앉은 두 청년은 연신 바쁘게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백지 위에 깜짝놀랄만한 그림을 그리고 있고, 또 한 사람은 휴대폰으로 스포츠 동영상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주인공은 지적장애가 있는 안수민(27), 동영상을 시청하던 이는 다운증후군이 있는 천조셉(21).

안수민과 천조셉은 지난달 말 전라도 전주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해외 최초로 미국 장애인 선수단 자격으로 수영 종목에 출전했다. 자유형, 배영, 접영, 릴레이 등 4개 종목에 출전한 안수민은 50미터 배영에서 은메달을, 그리고 조셉은 순위 안에는 들지 못했으나 해외참가 선수에게 수여하는 미기상 트로피 등을 수상했다. 생활 체육으로만 접했던 수영을, 지체장애가 있는 국가대표나 실업팀 선수들과 겨뤄 선전을 펼친 것.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두 선수는 “열심히 했다. 힘들었다. (한국의 큰 대회에 참가하게 돼) 재미있었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수민이의 어머니인 데레사 안씨는 “사실 수민이의 경우 경쟁심리는 따로 없다. 미국의 생활 체육 시스템에서 쉽게 아이를 양육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는 체육 전문인들이 월등한 실력으로 겨루고 있었다. 이른 시기에 한국의 전문적인 시스템을 경험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우 부모들이 조금 더 열린 눈으로 자녀를 바라보고, 체계적인 환경 속에서 도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셉 군의 어머니 천은숙 씨도 “기회가 너무 좋았다. 우리 아이들이 한국의 대회를 참가하면서 도전을 받았다”면서 “장애우 자녀들을 가진 부모들이 더욱 세상 밖으로 나와서 자녀들이 무엇엔가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출전을 계기로 동남부장애인체육회는 발족 이후 한 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천경태 회장에 따르면 이번 방문기간 중 대구 광역시 장애인체육회와 MOU를 체결하고 교류를 시작한다. 또 미국의 20세 미만 장애인 중 특별한 기량을 갖춘 꿈나무들이 이천의 장애인 국가대표 훈련원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충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0년부터 2년마다 전미국장애인체전을 개최하고, 내년 3월에는 지적장애인 전미주 수영대회를 3월 15일-17일 웨스트 귀넷 파크 아쿠아틱 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달 15일에는 오후 4시부터 밀알선교센터에서 ‘장애인 희망페스티벌’을 주제로 장애인 체육인의 밤 송년행사를 열고, 기금모금도 할 예정이다.

천 회장은 “장애인들은 20세가 넘게 되면 더 이상 교육을 받기도 어렵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다”면서 “스포츠 활동만큼, 장애인들이 관심을 갖고 건강을 지켜나가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것을 떠나서, 기업과 정부가 함께 연합해서 편견과 어려움 없이 장애우들이 살아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참가를 통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한인사회의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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