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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게 편지 보낸 노원구청장 “태릉골프장 개발 청천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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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04 02:05

오승록 구청장 "골프장 부지 50%, 공원으로 환원해야"

오승록(51) 서울 노원구청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태릉골프장 개발'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는 정부의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주민 의견을 담은 서한문을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는 태릉골프장 개발안이 포함돼 있는데, 총 83만㎡에 달하는 골프장 부지에 총 1만 세대의 아파트를 세운다는 내용이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30여 년 전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의해 조성된 도시로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뤄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주차난,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는 그 동안 많은 불편을 감내하며 살아온 노원구민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라고 썼다.



정부와 여당이 서울 주택공급 확충 방안의 하나로 꼽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전경. [연합뉴스]






노원구 "아파트 지으려면 임대주택 줄여달라"
노원구가 밝힌 서한 내용에 따르면 오 구청장은 정부에 '저밀도 주택공급'을 하자고 제안했다. 아파트를 짓는 것은 막을 수 없으니 대신 임대주택 비율을 낮춰달라는 요구다. 오 구청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임대주택 비율은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원구 주민들에게 분양 물량의 일정 부분을 우선 공급해달라고도 했다. 노원구민들도 주차 걱정 없는 새 아파트에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태릉골프장 부지의 50%를 공원으로 만들어 환원해달라는 요구도 전했다. 오 구청장은 "태릉골프장은 노원구에 있지만, 구민들에겐 접근조차 어려운 지역이었다"며 "골프장 개발에 따른 부지의 50%를 일산 호수공원, 분당 중앙공원과 같이 공원으로 조성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통대책 마련도 강조했다. 골프장 주변은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에 따른 교통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골프장까지 지하철 지선을 연결하거나 동북선 면목선 연장 등 교통 대책을 마련할 것"을 언급했다.

그는 8·4 공급대책에서 빠진 육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도 꺼내들었다. 오 구청장은 "많은 구민은 결국 육사까지 아파트를 건립할 거라 우려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육사를 이전한다면 이 일대는 아파트 건립보다 자족 기능을 높이는 직장·주거 근접 산업이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예를 든 것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산업으로 육사 부지에 신산업 전초기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 구청장은 "태릉골프장 개발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 녹지환경, 인프라 등을 충분히 감안해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오승록 노원구청장 편지 전문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노원구청장 오승록입니다.

국정 운영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오늘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대책 중에는 노원구 소재 태릉골프장 부지에 아파트 1만 세대를 건설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노원구는 30년 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 의해 조성된 도시입니다.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입니다. 또한 영구 임대아파트도 16%에 이릅니다. 이로 인해 주차난 가중,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러한 곳에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 온 노원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입니다.

태릉골프장은 분명 보존가치가 높은 그린벨트 지역입니다. 골프장 건설로 자연이 많이 훼손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울창한 숲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단순히 아파트 단지로 개발할 경우 당초 목표인 집값 안정보다 노원구를 더욱 심각한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은 평생의 소원이고, 서울에 사는 한 가구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12년 넘게 걸리는 현실에서,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님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따라서 값싸고 질 좋은 주택공급은 반드시 필요하며 여러 고심 끝에 대통령님께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태릉골프장은 저밀도 주택공급을 원칙으로 해 주십시오!
고양시 창릉 신도시는 800만㎡ 부지에 주택 3만 8천세대를 건립하는 것에 비해, 태릉골프장 83만㎡에 1만세대를 건설할 경우 매우 심각한 고밀도 주택단지가 되어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인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임대 주택 비율은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합니다. 또한 노원구 주민들에게 분양물량의 일정 부분을 우선 공급해 노원구민들도 주차 걱정없는 쾌적한 새 아파트에서 살며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둘째, 태릉골프장 부지의 50%를 노원 구민에게 돌려주십시오!
그동안 태릉 골프장은 노원구에 있지만 구민들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지역이었습니다. 태릉 골프장 개발에 따른 부지의 50%를 일산의 호수공원, 분당의 중앙공원과 같이 공원으로 조성하여 노원 구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셋째, 획기적인 교통대책이 먼저 수립되어야 합니다!
태릉골프장 주변은 지금도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입니다. 인근 남양주 별내지구와 다산 신도시, 구리시 갈매지구까지 개발되면서 화랑대역과 태릉입구 사거리,북부간선도로 등은 하루 종일 상습 교통정체 구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가중되는 교통난으로 그 피해는 노원 구민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태릉골프장 주변의 도로망을 획기적으로 신설·확충하는 광역 교통 개선대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골프장까지 지하철 지선을 연결하거나 트램 운영 그리고 동북선 면목선 연장 등의 세밀한 교통 대책도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노원에서 강남까지 8분 이내 주파할 수 있는 GTX-C 노선의 조기착공과 수서에서 의정부까지의 KTX 연장은 물론, 노원에서 강남까지 13분 이내에 주파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서둘러 진행되어야 합니다.

넷째, 육사 이전 시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해 주십시오!이번 대책에서 육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는 빠졌습니다. 그러나 많은 구민들이 결국에는 육사까지 아파트를 건립할거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육사를 이전한다면, 이 일대는 아파트 건립보다 자족 기능을 높이는 직주 근접 산업이 들어와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빅데이터·AI 원천기술 등 융복합 생태계 구축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자칫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 녹지환경, 교육, 사회복지 인프라 등을 충분히 감안해 강북 인근 주민에게 새로운 혜택이 될 수 있는 쪽으로 계획을 세워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8. 4
노원구청장 오 승 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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