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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전기차 화재 잇따르자 … 미주 한인들도 ‘우려’

현대차 코나 출시 이래 14건
LG화학 제조 배터리 탑재해
BMW·GM 등도 전기차 리콜
LG화학-SK이노 소송 변수?

17일 오전 3시 40분경(한국시각)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나 119소방대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3시 40분경(한국시각)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나 119소방대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현대자동차의 ‘코나’를 리스한 이루나(36, 슈가힐 거주) 씨는 최근 한국발 화재 기사를 볼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당시 코나 일렉트릭 모델을 사려다 일반 개스 차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디자인과 성능이 마음에 들어서 3년 리스 기간이 끝나는 연말께 ‘코나 일렉트릭’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마음을 돌렸다”며 “현대차는 신뢰하지만, 전기차 기술은 더 발전할 때까지 기다려 봐야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전기차를 타거나 전기차 구매를 고려했던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씨는 “혹시 코나에 탑재된 배터리가 어디 제품이냐”고 반문하면서 “전기차를 사려면 배터리 제조사까지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에 완성차 업체들은 ‘리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도 고심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기차 화재 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원인 규명과는 별개로 배터리가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안전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어 제조사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코나’, 리콜 후 또 화재= 최근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EV)에서 연이어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 코나는 2018년 출시 이래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총 1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한국에서만 총 10건의 화재가 있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16일(한국시각)부터 미국을 포함한 해외지역과 한국에서 판매된 코나 전기차 7만7000여 대를 리콜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리콜 규모는 1만1000여 대다.



현대차의 이같은 리콜 조치에도 하루 뒤인 17일 남양주에서 급속충전 중이던 코나 전기차 뒷부분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10월 들어서만 동일 차종에서 3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 현대차 측은 코나 전기차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뒤 이상이 있을 경우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했다.

코나에는 LG화학에서 만든 배터리가 탑재된다. 현대차는 21일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LG화학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HL그린파워 충주공장에서 조립한 배터리팩이 탑재된 일부 차량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하면서 고객들의 자발적 리콜 서비스를 권장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리콜’ 골머리 =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서도 화재 사고가 발생,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GM의 쉐보레 볼트 전기차 화재 사고 3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2017∼2020년형 모델로, 7만7842대가 대상이다. GM 볼트 전기차에도 LG화학에서 제조한 배터리가 탑재된다.

BMW, 포드도 전기차 모델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 2만6700여 대에 대해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리콜 조치했다. 특히 ‘배터리 모듈’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완충하지 말라고 소비자에게 권고했다.

포드 역시 올해 6월 이전 판매된 쿠가 PHEV 등 2만여 대 차종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추정이 리콜의 이유다. 현재 포드와 BMW가 리콜한 차들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는 삼성SDI다.

▶ 배터리가 원인?…규명은 ‘아직’= ‘코나’의 잇따른 화재 사고 원인은 불명확하다. 14대의 화재 차량이 모두 전소해 증거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등 관련 기관은 ‘전기차 배터리 불량’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코나 전기차에 탑재한 LG화학 배터리가 도마 위에 오른 이유다.

현재 이슈가 확산하면서 장관 지시로 KATRI는 특별조사팀을 꾸려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지난 21일 “현대차와 태스크 포스를 만들어 원인을 알아보고 있고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전기차 화재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NHTSA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GM의 쉐보레 볼트 전기차 화재사고와 관련, “화재 피해가 전기차 배터리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불명확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SK이노 배터리 소송 영향 줄까? =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벌이는 ‘배터리 분쟁’ 최종 판결이 오는 26일로 다가온 가운데, 일련의 화재 사고가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6일 양사의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은 외관상 LG화학의 제품과 비슷한 파우치 형태 배터리를 만들더라도, 세부 기술이 다르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LG화학은 핵심 인력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면서 핵심 기술이 유출됐고,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이 이익을 봤다고 주장한다.

전기차 화재 사고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코나와 GM 쉐보레 볼트 전기차에서 총 17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코나와 쌍둥이 모델로 꼽히는 기아차의 전기차 모델 ‘니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니로에서는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의 화재 사고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직 화재사고의 원인이 ‘배터리’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배터리가 사고 원인으로 규명되면 LG화학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이노베이션도 한국 기업의 배터리에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 좋을 게 없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지동섭 대표는 지난 21일(한국시각)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 행사에서 코나 전기차 화재에 대해 “남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며 “빨리 원인을 파악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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